확진 20만명 넘는데 치료제는 바닥? 팍스로비드 7만명분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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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3월 22일 0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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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에서 의료진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 News1
21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에서 의료진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화이자사의 먹는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처방량도 매주 두배씩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팍스로비드의 재고물량은 지난 20일 기준 7만6000명분에 그쳐,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약이 없어서 처방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벌어지고 있다.

2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팍스로비드 계약 물량은 76만2000만명분으로, 현재까지 16만3000명분(21.4%)이 들어왔다. 그중 20일까지 8만7000명분이 사용돼 7만6000명분이 재고로 남아있다.

남아있는 물량도 조만간 소진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팍스로비드 일평균 사용량은 3월1주 1286명에 그쳤으나 3월2주 2405명, 3월3주 5642명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유행정점에 진입한 3월3주 팍스로비드 주간 사용량은 3만9494명분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체 처방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미국 제약사 머크앤컴퍼니(MSD)가 개발한 몰누피라비르 성분의 먹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이번주 안으로 결정하고, 이달 말 10만명분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전날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따라 팍스로비드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11일 국가감염병임상위원회에서 팍스로비드를 쓸 수 없는 환자에게 MSD사의 라게브리오 도입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고, WHO 치료가이드라인에서도 라게브리오 사용을 제한적으로 권고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먹는 라게브리오를 최대한 빨리 승인하고, 조기에 많은 양을 확보해 유행정점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라게브리오를 도입하더라도 위중증, 사망자 수가 감소하는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증예방효과가 30%에 그치고, 어린이, 임산부, 가임기 남녀 모두에게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팍스로비드 계약물량 76만명분 중 남은 60만명분을 신속하게 들여와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처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순영 가톨릭대의대 명예교수는 “하루 평균 30만~40만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에 비춰보면 남은 재고량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며 “오미크론 변이주의 위중증률이 높지 않지만, 누가 위중증으로 진행될지 미리 알고 처방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40만~50만명분의 팍스로비드를 확보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임상 연구결과들을 보면 팍스로비드는 미접종 고위험군에게 중증 예방효과가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처방된 사례의 중증 예방효과에 대한 분석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처방을 쉽게 하고 약을 쉽게 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조기에 약을 투여해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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