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속 황금비율, 우리나라 석탑에서도 볼 수 있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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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눈이 커지는 수학]신라시대 만들어진 불국사 석가탑
수직으로 자른 단면 분석해보면
균형적인 황금비 이루고 있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 관광산업이 침체된 상황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차별화된 매력과 철저한 방역으로 한국 관광 발전에 기여한 관광지를 ‘2020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했다고 21일 밝혔습니다. 익산 미륵사지 등 5곳이 선정되었습니다. 상훈은 직접 가보지는 못하더라도 집에서 마치 관광을 떠난 것처럼 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 상훈: 익산 미륵사지, 양양 서피비치, 인천 개항장 거리, 청풍호반케이블카, 영월 와이파크가 2020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되었네요. 코로나19 상황만 아니면 가보고 싶은 곳이네요.

― 엄마: 맞아.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급증해 방역지침 준수에 더욱 신경 써야 하니까 일단 직접 방문은 보류하자.

― 상훈: 집에만 있다보니 최근에는 여행이나 관광 콘텐츠를 영상으로 많이 보게 되네요.

― 엄마: 관광지와 관광명소에 대한 관점을 조금만 달리하면 집에서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단다. 관광지나 명소에서 접하는 건축물이나 구조물에서 수학을 이야기해 볼 수도 있단다.


건축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양 만큼의 공간을 형태로 구성하는 것으로, 그 양을 결정하거나 형태를 구성하는 기술적인 일은 수학이라는 수단에 의해 결정됩니다. 재료의 치수, 설비계수, 환경의 질량, 건축의 배치와 구조, 역학적인 해석 및 설계 등이 모두 수나 수학의 법칙에 의해 수행되고 있습니다. 건축 설계 도면을 제작하는데 있어서도 평면도와 단면도는 물론 각종 구조상세도, 조감도, 투시도에 이르기까지 수리적 법칙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만들 수 없습니다. 건축물에 내포된 문화적 특성, 기술, 미학 등 다양한 측면뿐만 아니라 수학적 요소를 찾는 것도 또 다른 아름다움을 찾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피라미드 속 황금비율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의 측량에 관해 쓴 다양한 논문들은 황금비와 그 수의 제곱근이 발견되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로 미루어 보아 인류가 황금분할의 개념과 효용가치를 안 것은 훨씬 더 이전일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황금비는 다음과 같은 비례식이 성립하는 Φ를 말합니다.

Φ:1=1+Φ:Φ

이를 황금비라고 부르는 이유는 인간이 인식하기에 가장 균형적이고 이상적으로 보이는 비율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황금레시피나 황금비법이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이 식을 초등학교 때 배우는 비례식의 성질을 이용해 나타내면 Φ²=1+Φ가 됩니다.

피라미드는 정사각형 토대 위에 쌓아올린 삼각뿔의 형태입니다. 피타고라스 정리 등을 이용해 빗변의 길이를 밑변의 길이의 반으로 나누면 황금비와 비슷한 비율이 나타납니다. [그림1 참조]

○우리 석탑 속 황금비율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문화재 중 하나로 석탑을 축조해왔습니다. 초기에는 목탑을 조성했으나 목탑이 지닌 문제점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석조로 된 탑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석탑을 구성하는 기본요소는 기단부, 탑신부, 상륜부입니다. 상하층의 기단부 위에 탑신부가 있고 그 위에 상륜부가 솟아 있습니다. 탑신부는 옥개와 몸돌이라 불리는 옥신으로 구성됩니다. 목조 건물에 비유하면 옥개는 지붕에 해당하고 옥신은 기둥과 벽면에 해당합니다.

우리나라의 석탑에서도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같이 황금비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신라 시대 만들어진 불국사의 석가탑입니다. 석가탑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일반형 3층 석탑입니다. 석가탑의 입면도(입체적인 건축의 지면에 수직으로 자른 단면의 축척을 나타내어 표현하는 그림)를 이용해 분석해보면 황금비율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림2 참조]

탑신의 제일 위부터 3층이라 하면 3층 옥개의 높이는 연구에 따라 685∼690mm, 옥신의 높이는 413∼424mm로 보고됩니다. 오차가 약간 있기는 하지만 [옥개의 높이:옥신의 높이]의 비는 [1.616:1]로 황금비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층의 경우에도 [옥개의 높이:옥신의 높이]의 비는 [1.684:1]로 황금비에 가깝습니다. 기단 바로 위에 있는 1층의 경우는 [옥개의 높이:옥신의 높이]의 비가 거꾸로 [1:1.1618]로, 역시 황금비를 찾을 수 있습니다. 기단 역시 상층 기단의 높이와 하층 기단의 높이가 1.618:1의 황금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건축물에 황금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동양 건축에서는 1:1.1414의 금강비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금강비를 적용해 조성한 대표적인 예가 석굴암이나 첨성대입니다.

고대에 건축물을 지을 당시 실제로 황금비나 금강비를 따져서 지었는지 질문한다면, 오늘날 우리가 명확한 답을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안정감을 주는 건축 안에 이러한 비율이 숨어 있다는 것이 흥미로운 점이지요. 현대의 건물이나 예술품에서도 이러한 비율을 일부러 사용하기도 합니다.

박지현 반포고 교사
#피라미드#황금비율#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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