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 바뀐뒤 말 바꾼 라임 핵심들…이강세도 “檢 압박에”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9일 14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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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 News1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 News1
피의자들의 ‘입 맞추기’일까, 아니면 수사팀 교체를 틈 탄 진실 폭로일까.

1조6000억원 가량의 펀드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번에 걸친 옥중 입장문으로 검사 향응과 야당 인사 금품 로비 등을 폭로하면서 검찰 수사를 흔든 가운데 광주MBC 사장 출신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도 최근 검찰조사에서 진술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당시 검찰 압박에 못이긴 진술이었다는 주장인데, 라임 사태 주요 피의자들이 진술을 연이어 바꾸면서 수사 속도는 물론 방향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9일 국민일보 등 일부 언론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최근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해 김 전 회장이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돈을 건네는 걸 봤다는 과거 진술과 관련해 “김 전 회장이 성의 표시를 했다고 들었을 뿐이지 직접 목격한 건 아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김 전 회장이 기동민 의원에게 수천만원을 전달하는 것을 직접 봤다”는 검찰 진술에서 조정된 입장이다.

이 전 대표는 검찰에 “김 전 회장이 성의 표시를 했다고 들었을 뿐이지 직접 목격한 건 아니다”고 밝혔다. 진술 수정 배경에는 지난 6월 구속영장 발부 전후 검찰 수사 압박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조사를 진행한 수사팀 주임검사가 ‘본인 소송에 집중해야 한다’ ‘보석으로 나가야 되지 않겠느냐’ 등 회유를 했다는 게 이 전 대표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서울남부지검 전 수사팀은 회유와 압박은 없었고, 이 전 대표 측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언론에 입장을 밝혔다.

입장을 바꾼 것은 김 전 회장과 이 전 대표만이 아니다. 김 전 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김모 수원여객 전 재무이사도 검사의 회유와 압박이 있었다고 법정 증언했다. 그는 “검사가 ‘양형 때 두고 보자’는 식으로 몰아붙여 자백 취지의 진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라임 주요 인물들의 연이은 말 바꾸기는 라임 수사팀 교체와 맞물려 해외도피 중인 인물에게 ‘책임 미루기’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전 회장이 ‘전주’로 부각되면서 라임 관련 혐의 수사의 초점이 자신과 스타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이뤄지자 검찰과 갈등을 빚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강경 대응으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여기에 첫 폭로 직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지휘로 라임 수사팀 주임검사 등이 교체되는 시기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지난 10월 정관계 로비 의혹을 담당하던 라임 수사팀 주임검사가 형사 6부에서 형사4부로 발령나는 등 라임 수사팀은 추 장관 수사지휘 뒤 개편된 바 있다. 김 전 회장 등 스타모빌리티 관계자들이 새로 온 라임 수사팀 검사 등에게 자신들의 사정을 추가 설명하면서 ‘전주’나 ‘라임 핵심’ 오명을 벗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남부지검 관계자는 “공보준칙 상 수사 중인 상황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짧게 대답했다.

한편 수사팀은 검사 룸살롱 술접대 의혹과 관련한 수사도 계속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접대 당시 전관 A변호사와 검사 3명 외에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같은 자리에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김 전 회장 측과 지목대상 검사들간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 전 부사장의 증언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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