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측 “野 정치인 로비, 검찰에 줄대려 한것” 주장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9일 10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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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측 "검찰에 주로 줄 대려 해"
"검찰 출신 많은 야권에 로비한 것"
'물타기' 주장에 대해 반박하는 차원
다만 실제론 여권도 법조인 출신 多
김봉현 "야권 로비는 주도 안 했다"
본인 유리한 수사 노린 주장일수도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논란을 막기 위해 검찰에 ‘줄을 대려고’ 노력했다는 김 전 회장 측의 주장이 나왔다. 김 전 회장이 옥중편지에서 거론한 ‘야당 정치인 로비’도 야권에 검찰 출신 의원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전 회장 측은 야권 로비 주장에 대해 일각에서 “왜 힘없는 야권에 로비하느냐”며 신빙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여기에 반박하는 차원에서 이같이 밝혔다.

9일 김 전 회장 측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힘 있는 여권에 로비하지, 야권에 로비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런데 김 전 회장 측, 그리고 라임 연루자들은 라임 사태와 관련해서는 정치권이 아닌 검찰 라인을 타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 출신 정치인은 야권에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 수사 결과 내용을 보면, 김 전 회장은 라임 사태를 직접 조사하거나 수사하던 금융감독원(금감원)이나 검찰에 직접 로비하는 경향이 있었다.

김 전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최근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도 금감원 출신이다. 그는 김 전 회장에게 라임 조사와 관련된 금감원 내부 문건을 건네주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7월 라임 사태가 불거진 직후 검사 출신인 A변호사를 통해 검사 3명에게 청담동 소재 유흥업소에서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달 13일 이상호 더불어민주당 부산사하을 지역위원장 재판에서는 라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정무위원회(정무위) 소속 여당 의원실에 찾아갔었다고 법정 증언을 했는데, 이는 금감원 조사 무마를 위해서였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실제로 검사, 판사 등 법조계 출신 국회의원이 야권에만 몰려 있는 것은 아니다. 20대와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분석에 따르면 전신인 미래통합당 등을 포함한 국민의힘 계열보다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중 법조계 출신이 더 많았다.

20대 국회의원 당선인 중 법조인은 49명이었는데, 이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22명이 당선됐고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으로 15명이 당선됐다.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중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129명 중 21명,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108명 중 18명이 법조인 출신이었다.

물론 여권 인사들의 정치적 성향 등을 고려해 김 전 회장 등이 검찰 혹은 법조인 출신이면서 야권 인사를 더 선호했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이번 김 전 회장 측의 주장은 그가 야당 의원 로비에 대해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힌 대목을 통해 이해해볼 수도 있다.

지난달 21일 김 전 회장은 두 번째 옥중편지에서 “야당 정치인 관련 청탁 사건은 제가 직접 돈을 지급한 사실이 없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 주장이 사실이든 아니든, 현재까지 야당 의원에 김 전 회장이 돈을 건넸다는 혐의가 적용된 것은 없는 게 사실이다.

결국 자신에게 적용되지 않은 혐의 부분을 부각시킴으로써 유리한 수사 상황을 만들고자 하는 의도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한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지난주 김 전 회장의 옥중편지 내용을 토대로 우리금융그룹 회장실 등과 ‘야당 유력 정치인’으로 거론되는 윤모 변호사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6일 첫번째 옥중편지에 “라임 펀드 판매 재개 관련 청탁으로 우리은행 행장 로비 관련해서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 변호사 수억 지급”했다며 “실제 이종필(라임 전 부사장) 우리은행 행장, 부행장 등 로비 이루어졌고, (검찰) 면담 시 얘기했음에도 수사 진행 안 됨”이라고 적은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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