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 “집회·휴교론 부족…백신 개발할 단계”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20일 1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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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돈 "세계적 규모 다국적 제약회사들 개발 진척"
방지환 "시간 걸린다…기존 약 중에 대체제 찾아야"
"응급실 폐쇄 부적절…외래 선별진료소 시스템 고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가 유력해지자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회는 20일 “봉쇄 위주의 대응만으로는 부족하고 치료제 개발이 시급하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오명돈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장(서울대 의과대학 교수)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중앙의료원 브리핑을 통해 “휴교, 재택근무 등 사람과 거리를 넓힘으로서 확산 속도를 늦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치료제와 백신을 준비하는 과학기술 기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백신 개발 단계에 대해서 오 위원장은 “세계적인 규모의 다국적 제약 회사들이 어느 정도 개발을 해 둔 경험이 있다”며 “그 플랫폼을 발판으로 삼아 회사들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 전파로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중증 환자만 선별해 음압치료격리병상에 배치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답변도 나왔다. 응급실이 폐쇄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왔다.

다음은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회 오명돈 위원장과 방지환 총괄간사(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과의 일문일답.

-고전 방역 대신 과학기술 기반 대응 시점이 왔다는 게 무슨 뜻인지 설명해 달라.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 고전 방역은 처음 동원하는 조기발견, 격리 등이 대책이다. 과학기술기반 대응은 확산을 줄이는 집회 자제, 휴교, 재택근무 등을 포함하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결국은 치료제와 백신을 준비해야 한다.”

-한국은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이 진척된 상황이 있나.

“아직 말씀드리기 곤란하다.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이런 치료제를 테스트해보고 싶다’, ‘이런저런 임상 시험을 해 보고 싶다’는 연락을 받고 있다.”

-독감과 섞여 유행할 가능성을 우려했는데, 중앙임상위에서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계획이 있나.

“(방지환 중앙임상위원회 총괄간사) 실제로 독감과 섞여 유행하는 게 걱정이다. 독감과 코로나19는 초기 단계에서 임상적으로 구분이 안 된다.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신속하고 간편하게 병을 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kit)를 개발해야 한다.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기존 약 중에 듣는 약이 있는지 찾아봐야 한다.”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것으로 아는데 백신 상용화가 가능할 거라 보는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 메르스, 코로나19 모두 범세계적 유행이 있었다. 다국적 제약 회사들이 백신 개발을 어느 단계까지 해 두고 있다. 다만 사스는 사라졌고, 메르스는 중동에만 유행하면서 시판되지 못했다. 여하튼 이번 코로나19도 그동안의 경험, 플랫폼을 가지고 제약회사들이 움직이고 있다.”

-칼레트라 등 치료제는 충분한가.

“(방지환 중앙임상위원회 총괄간사) 재고가 단시간에 부족해 문제될 상황은 아니다.”

-음압격리병실이 부족할 경우 코로나19 환자를 중증과 경증으로 나눌 필요는 없는지.

“(방지환 중앙임상위원회 총괄간사) 음압격리병실도 부족하고 1인실도 부족한 상황이다. 환자가 늘어나면 모든 환자를 음압격리병실에 넣는 것은 불가능하다. 개인적 생각이지만 비교적 경증인 환자들은 집에서 쉬면서 지침을 지키도록 하는 게 옳지 않겠나.”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으로 환자들이 몰리거나, 응급실이 폐쇄되는 상황인데 대책은 없나.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고 있기에 병상을 확보해야 한다. 다만 증상이 확인된 모두를 음압격리병상에 넣으면 다음에 생길 중증 환자를 볼 수 없게 만든다. 현재는 중증환자를 분류하고, 국가 및 일반 의료기관이 가진 음압치료병실 규모 등을 파악해 수용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또 응급실 폐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외래에서 선별 기능을 할 수 있는 선별진료소 시스템을 각 병원들이 고민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민들이 쉬쉬하지 않고 보건기관에 알려주고 협력하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무증상자가 전파시킬 일은 없다는 질병관리본부 발표와 배치되는데.

“무증상 감염과 무증상 전파는 결이 다르다. 무증상 전파는 감염병 학술지(The 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에 감염자가 생긴 가족 클러스터에서 증상 없는 가족이 다른 가족에게 전파를 시킨 사례가 이미 보고돼 있다. 증상이 없어도 전파는 가능하지만 증상이 발생한 후 전파 동력이 유행을 끌고 간다.”

-검역 시스템은 발병 또는 유증상자를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방역시스템 개선이 필요한가.


“(방지환 중앙임상위원회 총괄간사) 흔한 감기몸살 증상과 구분 안 되는 경우가 많아 모든 환자를 100% 찾아내는 건 어느 나라도 불가능하다. 고령환자, 중증의 기저질환자 등을 파악해서 위험한 환자들을 빨리 진단해서 후보물질을 쓰고 신약을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

“아까 강의를 잘못한 것 같다. 핵심은 인구 차원에서 코로나19 부담이 겨울철에 겪는 독감 정도라면, 지금 이렇게 대응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2만명이 사망한다는 수치도 제가 확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평소 5000명 죽는 독감보다 4배 높으면 그 수준으로 하는 게 적절하지 않겠나.”

-현재 지역사회 전파 수준은.

“이 바이러스는 지역사회에서 확산되기 매우 쉬운 특성을 가졌다. 국내에서 어느정도 확산됐느냐의 평가는 방역 쪽의 역할이기에 제가 말씀드리지 못하겠다. 다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초기에 목이나 코에서 매우 많은 양이 나온다. 환자도 감기처럼 가볍게 앓기 떄문에 돌아다니며 바이러스를 전파하기 쉽다. 강남 한일관, 교회 친구에게 전파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방지환 중앙임상위원회 총괄간사) 지역사회 침투가 되긴 됐다. 다만 광범위한 침투냐 아니냐는 아직 평가하기 곤란하다. 유행이 지나고 난 다음 항체검사를 해 봐야 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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