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대장균 초과검출 굴 방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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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수산물 안전실태 조사
15곳 기준치 초과돼도 조치 안해… 식약처는 수입산 제대로 검사안해
사료용 오징어, 식용으로 둔갑 유통

강화도 남부 등 전국 15개 굴 생산 해역에서 연중 기준을 초과한 대장균이 검출돼 노로 바이러스(식중독 유발균) 감염 위험이 큰 데다 해양수산부가 별다른 조치 없이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통관자료 부족을 이유로 점검하지 않은 틈을 타 식용이 아니라 사료·미끼용으로 수입된 오징어 입을 원료로 한 조미 건어포 23t이 유통·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의 ‘수산물 안전 및 품질 관리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전국 71개 패류 생산해역 위생조사를 벌여 서해안과 남해안 15개 굴 생산해역에서 ‘생식용 굴 기준’을 초과한 대장균이 검출된다고 밝혔다. 서해안은 강화도 남부와 무의도 연안, 옹진 덕적·자월면, 영흥도, 충남 당진 등 6곳이고, 남해안에서는 무안 도리포, 함평만, 신안 매화도·압해도·장산도, 진도 고군면, 완도 남부, 득량만 중부와 북부, 마산만 등 9곳이 기준 초과 대장균 검출 지역이었다.

그러나 해수부는 감염증 예방을 위해 수립한 ‘안전한 굴 공급계획’에 이러한 결과를 반영하지 않고 해당 해역의 굴이 생산, 유통되도록 방치했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 실제 이 15개 해역 중 2개 해역에서는 노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동물사료로 들여온 오징어 입은 조미 건어포로 둔갑해 시장에 풀렸다. 식약처가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비(非)식용 수입 농산물과는 달리 비식용 수입수산물(사료·미끼용)에 대해서는 통관자료나 유통이력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점검하지 않은 것. 이렇게 수입식품 판매업체 2곳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비식용 오징어 입을 5차례에 걸쳐 118t을 수입한 후 식품제조가공업체 3곳에 판매했고, 이를 원료로 45t의 조미 건어포를 생산해 23t을 유통, 판매했다.

들쭉날쭉한 수산물 안전관리 실태는 양식장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났다. 최근 어획 수산물(43%→38%)보다 양식 수산물(34%→43%)의 생산량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성 조사 건수가 오히려 감소한 것. 전남 지역 넙치 및 뱀장어 양식장의 경우 최근 3년간 총 381개 양식장에 대해 586회나 조사를 하면서 23%(87곳)는 수산물품질관리원과 전남 지자체 두 곳에서 중복조사를 받은 반면 32%(122곳)는 조사를 받은 적조차 없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해수부#대장균 초과검출 굴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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