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정지장치 고장… 곡선구간 앞차 못본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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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추돌/불안한 국민들]
서울메트로 “안전장치 고장은 처음”… 기관사 졸음운전 등 과실 가능성도

2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발생한 추돌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전동차의 ‘자동정지장치(AT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고 전동차 기관사의 졸음운전 등 과실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는 모든 전동차에 ATS가 갖춰져 있다. 이 장치는 자동으로 앞뒤 전동차와의 안전거리를 유지한다. 예컨대 앞뒤 전동차의 간격이 200m 이내로 줄어들면 계기판에 비상등을 켜지면서 뒤따르는 전동차가 자동으로 정지한다. 1∼4호선은 기관사가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밟아야 움직이는 수동식이지만 ATS는 설치돼 있다. 5∼8호선은 모든 시설이 자동 방식이다.

서울메트로 측은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ATS의 고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수영 서울메트로 운영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진행신호가 갑자기 정지신호로 바뀌면서 뒤따르던 전동차가 비상 제동을 했지만 200m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못해 추돌한 것으로 보인다”며 “ATS가 고장이 났다면 이번이 처음이어서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기관사 조사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뒤 전동차 기관사가 앞 전동차의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지신호로 갑자기 바뀐 데다 곡선구간이어서 정차 중인 앞 전동차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으로 서울메트로 측은 추정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기관사가 육안으로 전동차 간 거리를 확인하긴 하지만 대부분 ATS에 의존한다. 정확한 사고 원인을 찾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앞 전동차를 들이받은 뒤 전동차의 기관사 엄모 씨(45)는 충돌 당시 부상을 입어 현재 국립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어깨가 탈골됐고, 의식이 있긴 하지만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엄 씨의 상태가 회복되는 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메트로와 경찰은 사고를 낸 기관사가 졸음운전을 하거나 규정 속도를 어기는 등 과실이 있었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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