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현충일은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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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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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도없는 휴일’ 언제까지
추모 사이렌 울려도 묵념 시민 거의 없어

한집만 달고… ‘조기’로 안 달고… 현충일인 6일 가정은 물론이고 관공서에서도 국기 게양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이날이 현충일임을 무색하게 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아파트단지에는 동마다 태극기가 한두 개 걸려 있으며(왼쪽) 경북 구미시 송정동에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구미지사는 조기 대신 평소처럼 태극기를 걸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구미=연합뉴스
한집만 달고… ‘조기’로 안 달고… 현충일인 6일 가정은 물론이고 관공서에서도 국기 게양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이날이 현충일임을 무색하게 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아파트단지에는 동마다 태극기가 한두 개 걸려 있으며(왼쪽) 경북 구미시 송정동에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구미지사는 조기 대신 평소처럼 태극기를 걸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구미=연합뉴스
“애도(哀悼)는 없고 휴일만 부각된 부끄러운 현충일이었습니다.”

제56회 현충일인 6일 오전 10시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시청 앞 사거리. 현충일을 맞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기 위한 추모 사이렌이 울렸지만 대부분의 시민은 아랑곳없이 제 갈 길을 재촉했다. 일부 중장년이 걸음을 멈추기는 했으나 진지하게 묵념을 올리는 사람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일반 가정은 물론이고 상당수 관공서와 공공기관에서도 조기 게양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경북 구미시 송정동 한국농어촌공사 구미지사 옥상 국기게양대에는 이날 오전 내내 태극기와 농어촌공사기가 평소처럼 게양돼 있었다.

춘천시학원연합회는 이날 춘천시내 59개 기관단체를 대상으로 조기게양 실태를 조사한 결과 강원발전연구원을 비롯해 KT한국통신 춘천시보건소 강원대병원 교통안전공단 국민은행 등 47%가 조기를 게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반 가정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날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K아파트 전체 180가구 가운데 태극기를 단 집은 6가구에 불과했다. 서울 종로구 내수동과 사직동 일대 주상복합건물에서도 태극기를 게양한 가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광주 서구 양동 그린파크 아파트 주민(271가구)은 이날 한 집도 빠짐없이 태극기를 게양해 눈길을 끌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2004년부터 태극기 게양 운동을 시작했다.

황정자 대한민국 전몰군경미망인회 대전지부장(73·대전 중구 산성동)은 “매년 오늘만 되면 44년 전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린 남편 얼굴이 생생하게 떠올라 가슴이 저민다”며 “이제 주변에 이 아픔을 함께하자고 이야기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세상이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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