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인턴 모셔가기’ 치열…설명회 가보니

동아일보 입력 2010-09-21 03:00수정 2010-09-2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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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퐁 대신 퐁당퐁당 보장”… “월급많아”“명성높아” 신경전
병원의 외형경쟁 때문에 인턴이 많이 필요해지면서 병원 간 인턴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졌다. 병원들은 ‘당당퐁 당당퐁(이틀 연속 당직)’ 안 시키고 ‘퐁당퐁당(하루건너 당직)’을 보장한다고 지망자들에게 매력을 부각시키기도 한다. 전영한 기자scoopjyh@donga.com
“전국에서 환자가 모여드는 만큼 다양한 환자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전공의들이 의학교과서로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바로 보는 거죠. 전공의 시험 때 도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최신 의료기기와 다른 대학병원보다 높은 연봉….”

16일 오후 이대목동병원에서 열린 서울아산병원 인턴 유치 설명회. 졸업을 앞둔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졸업예정자들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2시간 뒤 같은 장소에서 이번에는 서울대병원 관계자들이 같은 학생들을 앞에 두고 열변을 토했다.

“지금 당장 월 30만 원이 더 높다고 하면, 혹할지도 모릅니다. 10년 전에도 큰 기업형 병원 가면 1000만 원짜리 아반떼 한 대 생기는 거 아니냐며 흔들리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난 뒤 환자들이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의사 프로필을 찾아볼 때 서울대병원에서 수련을 했다고 한 의사를 좋아할까요? 딴 병원에서 한 의사를 좋아할까요? 이미 결과는 나온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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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아무리 사회가 변해도 서울대병원이라는 무형의 자산이 주는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비록 같은 ‘빅(Big)4, 빅(Big)5’ 병원이라고 분류되고 있지만 의대 역사가 10년, 20년밖에 안 되는 곳과 의대 역사가 깊은 서울대병원은 다르다”며 다분히 서울아산병원을 겨냥한 설명도 덧붙였다.

졸업을 앞둔 의대생을 놓고 대형 병원마다 전국 의대를 돌며 ‘우리 병원으로 모셔가기’ 경쟁이 붙었다. 대다수 병원은 제주도까지 전국 31개 대학을 순차적으로 돌고 있다.

이처럼 영입전이 가열되고 있는 것은 대형 병원들이 뽑아야 할 인턴에 비해 의대 졸업생 수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 2000년대에 들어 병원 간의 몸집 불리기가 본격화되면서 서울아산병원은 2200병상,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1860병상, 서울대병원은 1600병상, 삼성의료원은 1278병상이다. 몸집 불리는 속도에 비해 안에서 일할 사람이 부족하면서 대형 병원이 외부 수혈에 나선 것이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의학전문대학원 영향으로 올해 졸업생 수는 140여 명이지만 뽑아야 하는 인턴은 200여 명이다. 세브란스병원도 227명의 인턴을 뽑아야 하지만 연세대 의대 졸업생은 138명에 불과하다. 서울아산병원 역시 울산대 의대 졸업생은 36명이지만 필요한 인턴은 154명이다.

설명회가 과열되면서 병원 간 신경전도 날카로워졌다. 서울대병원은 “인턴 1명당 담당해야 하는 환자 수가 우리 병원은 132.8명인데 S병원에 가면 1인당 161.3명을 돌봐야 하고, A병원은 166.5명에 이른다”며 “이런 환경이라면 수련이 아니라 노동이 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행복한 고민’이라는 반응. 14일부터 매일 설명회를 들었다는 학생은 “연세대 세브란스는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강조했고, 강북삼성병원은 일찍 퇴근할 수 있는 것처럼 설명했다”며 “다른 병원 설명회를 다 들어본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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