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잠복?… 내일 ‘PD수첩 1심’이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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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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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왜곡-정운천 명예훼손
하나라도 무죄일땐 검찰 치명상
21일 전국검사 화상회의 열려
판결따라 법원 성토장 될수도

멱살잡이… 공중부양… 원통형 봉… 2009년 1월 5일의 국회 안 강기갑의원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에 대한 무죄판결로 법원과 검찰의 갈등이 고조되는 등 파장이 그치지 않고 있다. 사건의 발단이 된 2009년 1월 5일 국회 안에서 벌어진 강 대표의 행동. 강 대표는 이날 오전 8시 반경 국회 경위들이 본회의장 출입문에 부착된 현수막을 뜯어내자 몸싸움을 벌인 데 이어(왼쪽), 오전9시 15분경 국회 사무총장실의 테이블 위로 올라가 발을 구르며 항의했다(가운데). 오후 8시경 국회의장 면담을 요구하며 쇠로 된 원통형 경계라인 봉을 들고 가다 제지당하는 모습(오른쪽). 동아일보 자료 사진
멱살잡이… 공중부양… 원통형 봉… 2009년 1월 5일의 국회 안 강기갑의원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에 대한 무죄판결로 법원과 검찰의 갈등이 고조되는 등 파장이 그치지 않고 있다. 사건의 발단이 된 2009년 1월 5일 국회 안에서 벌어진 강 대표의 행동. 강 대표는 이날 오전 8시 반경 국회 경위들이 본회의장 출입문에 부착된 현수막을 뜯어내자 몸싸움을 벌인 데 이어(왼쪽), 오전9시 15분경 국회 사무총장실의 테이블 위로 올라가 발을 구르며 항의했다(가운데). 오후 8시경 국회의장 면담을 요구하며 쇠로 된 원통형 경계라인 봉을 들고 가다 제지당하는 모습(오른쪽). 동아일보 자료 사진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의 국회폭력 사건 무죄 선고와 서울 용산 참사 미공개 수사기록 열람, 등사 허용으로 빚어진 법원과 검찰 간의 갈등은 20일 또 다른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이 MBC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성 왜곡보도 사건 1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민감한 시기에 민감한 사안에 대한 판결이 내려지게 돼 결과에 따라선 자칫 두 기관의 갈등이 폭발하는 ‘뇌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PD수첩 사건의 쟁점은 제작진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실제 취재 내용과 다르게 과장, 왜곡 보도했는지와 그 같은 보도가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 정부 당국자의 명예를 훼손했는지다. 왜곡보도와 명예훼손 두 가지 가운데 하나라도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으면 검찰로서는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검찰은 지난해 서울중앙지검 형사 6부장으로 이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전현준 부장검사(현 금융조세조사1부장)가 직접 공판에 참여하는 등 공소유지에 전력을 기울여왔다. 지난해 12월 21일 결심 공판에서는 조능희, 김보슬 PD와 김은희 작가 등 피고인 5명에게 징역 2, 3년의 실형을 구형하면서 300쪽 분량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공교롭게도 MBC PD수첩 제작진의 변호인은 용산 참사 사건 항소심을 맡고 있는 김형태 변호사다.

2008년 한 해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안인 만큼 판결을 앞둔 법원의 분위기도 조심스럽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관계자는 “재판장인 형사13단독 문성관 판사가 심혈을 기울여 판결문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PD수첩 판결 결과는 이튿날인 21일 열리는 전국 검사 화상회의에 영향을 미칠 여지도 있다. 김준규 검찰총장이 조직 내부의 소통을 강조하며 지난해 말 화상회의 시스템을 도입한 뒤 처음 열리는 이번 회의는 원래 올해의 사정(司正)수사 방향 등에 대한 일선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PD수첩 판결 결과에 따라선 법원 성토장이 될 수도 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총장이나 대검 차원에서 법원 판결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각본 없는 자유토론이기 때문에 일선에서 어떤 발언이 나올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 검찰이 용산 참사 수사기록 공개에 대해 제기한 즉시항고 사건과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교육과학기술부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 징계요구에 불복해 제기한 직무이행정지명령 취소 청구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도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새해 벽두부터 갈등 기류에 휩싸인 두 기관이 당분간 ‘지뢰밭’을 걷는 상황인 셈이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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