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여성, 확진환자와 같은 비행기 타고오다 전염된 듯

  • 입력 2009년 5월 4일 02시 55분


인천공항 살균 작업 신종 인플루엔자A에 감염된 51세 수녀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지난달 26일 미국에서 귀국한 62세 여성이 신종 인플루엔자 추정환자로 확인된 가운데 3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살균제를 뿌리고 있다. 김재명 기자
인천공항 살균 작업 신종 인플루엔자A에 감염된 51세 수녀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지난달 26일 미국에서 귀국한 62세 여성이 신종 인플루엔자 추정환자로 확인된 가운데 3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살균제를 뿌리고 있다. 김재명 기자
■ 추정환자 1명 더 늘어

44세 수녀도 ‘확진’ 가능성

증상 가벼워 위험도는 낮아

타미플루 약국 품귀현상

복용기준 강화 남용 막기로

최초의 ‘감염 추정환자’가 ‘감염’으로 확진됨에 따라 확진환자와 국내에서 함께 지내다 추정환자가 된 44세 여성도 확진으로 판명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 확진환자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귀국한 60대 여성 한 명도 추정환자로 추가돼 2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오후 5시 기준 감염 확진환자는 1명, 추정환자는 2명이 됐다. 격리 수용자는 확진환자와 추정환자를 합한 3명이다. 조사·검사 중인 사람은 28명이며 ‘증상이 있다’고 신고한 112명 중 81명은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 추정환자 추가 확인

질병관리본부는 확진환자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귀국한 62세 여성이 2일 밤 추정환자로 확인돼 3일 새벽 국군수도병원에 격리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여성은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6개월간 체류한 뒤 지난달 26일 확진환자와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발 대한항공 KE018 항공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 여성은 비행기 안에서 확진환자로부터 뒤쪽으로 여섯 번째 열에 탑승해 거리로는 5∼6m 떨어져 있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여성이 지난달 28일 첫 조사에서는 단순 기침 증상만 있었으나 29일 발열과 목구멍 통증이 생겼고 30일 보건소를 방문해 검체 체취, 항바이러스제 투여 조치를 받은 뒤 자택 격리됐다고 밝혔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애리조나 주에서 확진환자가 나온 것은 29일이라 환자가 귀국한 날보다 늦고, 비행기에서의 자리도 최초 감염환자와는 상당히 떨어져 있어 어떤 연유로 감염됐는지 조사 중”이라며 “비행기 내에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2차 감염 현실화?

확진환자와 함께 지냈던 추정환자가 ‘감염 확진’으로 판명되면 국내서도 사람 대 사람 감염인 ‘2차 감염’이 처음으로 현실화되는 것이다. 그러나 ‘2차 감염’의 가능성이 커지고 추정환자가 한 명 추가됐다고 해서 위험도가 높아진 것은 아니다. 확진환자는 퇴원해도 될 만큼 증상이 양호해졌고 그와 함께 있던 44세 환자 역시 증상이 가볍다고 보건당국은 밝혔다.

이 본부장은 “확진환자에 대해 오늘 퇴원 이야기도 오갔으나, 담당 의료진이 ‘건강이 좀 더 완벽한 상태에서 퇴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해 퇴원을 며칠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지역사회 내 ‘무차별적 2차 감염’ 우려를 높였던 57세의 남성 버스 운전사는 신종 인플루엔자A가 아닌 일반 독감으로 판명돼 보건당국은 일단 안심하는 분위기다. 추정환자로 판정됐던 이 운전사는 검사 결과 통상 유행하는 계절 인플루엔자에 걸린 것으로 확인돼 시설 격리가 해제됐다.

○ 타미플루, 발병 고위험군에만 처방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독감치료제인 타미플루가 약국마다 품귀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오남용으로 인한 내성을 막기 위해 타미플루를 포함한 항바이러스제의 투여기준을 발표했다.

예방적인 차원에서 투여 권고 대상자는 증상 발현 7일 이내 추정 또는 확진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 중 인플루엔자에 의한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고위험군에 속한 사람들이다. 5세 미만의 소아, 65세 이상 노인,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 등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이 포함된다. 개인 보호장구 없이 전염력이 있는 의심 추정 확진환자를 진료한 의료인도 권고 대상자에 포함됐다.

정은경 보건복지가족부 질병정책과장은 “타미플루의 경우 아무런 증상도 없는데 단지 예방약 차원에서 복용하면 위장 장애뿐만 아니라 내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관련동영상 보러가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