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북]“방조제 헐고 다시 갯벌로”

  • 입력 2009년 2월 13일 06시 35분


진도 소포리-고창 심원면 자연복원 추진… 생태관광지 거듭날듯

새만금 사업이 한창인 가운데 과거 막았던 방조제를 다시 허물어 갯벌로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농촌 일손 부족으로 농사짓기나 양식업도 어렵고 갯벌 생태관광지로 되살리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전남 진도=국토해양부는 최근 진도 소포리 대흥포 방파제를 허물어 안쪽 논(112만 m²)을 갯벌로 복원하는 역(逆)간척 사업을 시범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사업대상지는 원래 갯벌이었던 곳으로 1956년 농지 확보를 위해 길이 590m 방조제가 들어서면서 논으로 변했었다.

진도군은 “예전에는 쌀이 귀해 어떻게든 농토를 늘렸지만 지금은 농업 인구가 노령화되면서 벼농사를 계속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논 소유주 80여 명이 갯벌을 복원해 생태관광단지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해 사업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사업이 시작되면 농지 소유주들은 대상지 선정에서부터 복원의 전 과정에 참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복원 후 발생하는 이익에 대한 권리도 가지게 된다고 진도군은 설명했다.

땅을 팔고자 하는 농민은 정부에 매매를 요구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간척 사업을 담당하는 자연환경국민신탁에 소유권을 이양한 후 복원기간에 농업 포기로 인한 수익을 보전받을 수 있다.

이달 중 주민과 공무원 전문가 등 10명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사업대상지를 확정하고 타당성 조사를 거쳐 구체적인 사업 방식을 협의할 계획이다.

▽전북 고창=고창군 심원면 일대의 간척지도 갯벌 복원이 추진된다.

고창군은 1980년 심원면 만돌리와 두어리, 월산리 일대 갯벌 7만 m²를 메워 간척지로 만들었으나 쓸모가 없어짐에 따라 갯벌로 복원하는 계획을 국토해양부에 제안했다.

간척지를 갯벌로 되돌리는 역간척에 나선 것은 간척사업 이후 육지의 오염물질이 연안까지 유입되면서 생태계가 훼손되고 애초 목적이었던 전어나 대하 양식장 조성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간척지는 그동안 방치돼 빈터로 남아 있으며 둑이 훼손되는 등 2차 환경 피해도 우려된다.

고창군은 지난해 인근 갯벌 10.4km²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총 159억 원을 들여 2012년까지 이 간척지에 염생식물을 심고 민물 습지를 조성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자연해안으로 만들 계획이다.

국토해양부는 조만간 전국 연안도시와 환경단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국내 첫 갯벌복원사업 공청회를 열고 다음 달 시범 사업지 3곳을 선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범 사업지로 선정되면 지자체가 제안한 복원 계획을 토대로 국비를 보조받아 간척지를 갯벌로 되돌리는 사업이 추진된다.

군 관계자는 “방치된 간척지를 갯벌로 복원해 습지와 체험장으로 활용하는 등 어촌을 되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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