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1년 쓰레기 1만3300여t… 4년새 17% 늘어

  • 입력 2008년 9월 17일 03시 02분


매일 무심코 남기는 음식과 아무 생각 없이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다량의 음식물 쓰레기 배출은 잘못된 소비 습관이 낳은 대표적 환경 문제로 꼽힌다.

식량 자원의 낭비라는 측면에서도 문제지만 배출 수거 운반 처리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들고 환경오염의 문제도 일으킨다.

○ 음식물 쓰레기 비중 OECD 기준 초과

음식물 쓰레기의 양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02년 하루 평균 1만1397t이었던 음식물 쓰레기는 매년 증가해 2006년엔 1만3372t으로 4년 만에 17.3%가 늘어났다. 국민 1명이 매일 약 275g의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것으로 대략 1끼 식사 분량의 음식물이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는 셈이다.

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은 1999년 기준으로 쓰레기로 버려지는 식량자원의 경제적 가치가 총 14조700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1988년의 8조 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액수다. 물가상승률과 음식물 쓰레기의 증가 등을 감안하면 현재는 이보다 훨씬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폐기물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생활폐기물 중 음식물 쓰레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5% 이내를 권장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5분의 1 수준으로 줄여야 하기에 갈 길이 멀다.

○ 환경오염 문제도 심각

음식물 쓰레기는 경제 손실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으로 이어진다. 음식물 쓰레기는 쉽게 부패하는 유기성 물질을 포함해 이를 매립하면 악취가 발생하고 해충이 쉽게 번식한다.

특히 수분이 많은 국과 찌개는 처리가 더욱 어렵다. 음식물 쓰레기의 80% 이상이 수분을 포함하고 있는데, 썩은 쓰레기에서 나오는 고농도 침출수가 지하수나 강에 흘러들면 페놀 농도가 8배 증가하고,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이 850배 수준까지 높아지는 등 수질이 급격히 악화된다.

라면 국물 한 컵(150mL)을 물고기가 살 수 있을 정도의 맑은 물로 바꾸려면 5000컵(750L)의 물이 필요하다. 김치찌개 한 컵은 1만 컵, 우유 한 컵은 5만 컵의 깨끗한 물이 있어야 정화가 가능하다.

최근엔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을 크게 늘려 90% 이상을 사료나 퇴비로 만들어 재활용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폐수가 발생하고, 일부는 여전히 매립 소각되면서 환경오염이 발생하고 있다.

○ 음식은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조리를

가장 효과적인 대책은 음식물 쓰레기를 원천적으로 줄이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구매 계획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다. 장보기 전에 냉장고 안에 있는 재료를 체크하면 낭비를 막고 음식 쓰레기도 줄일 수 있다.

조리할 때도 가족 수 등을 고려해 먹을 만큼만 음식을 준비한다. 음식을 한꺼번에 만들어 놓지 말고 필요할 때마다 조리하면 재료를 낭비하지 않고 신선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물기를 최대한 제거해 일반쓰레기와 분리해 배출한다. 소나 돼지의 뼈, 복숭아 씨 등 딱딱하고 재활용의 가치가 없는 것과 비닐, 휴지, 은박지 등이 음식물 쓰레기에 섞이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물질이 많으면 사료나 퇴비로 재활용할 때 추가 선별 과정이 필요할 뿐 아니라 재활용 제품의 가치가 떨어진다.

환경부 박응렬 생활폐기물과장은 “다량의 음식물 쓰레기는 가계 부담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처리에 많은 비용이 들고,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먹을 만큼만 조리하는 음식문화의 정착으로 음식물 쓰레기의 발생량을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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