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초등생 방학숙제 지도 어떻게…

  • 입력 2008년 1월 22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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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영(37·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씨는 딸 선하(문촌초등학교 2년)의 겨울방학 숙제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다. 방학숙제라고 하면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하거나 개학을 앞두고 한꺼번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윤 씨는 이번에는 방학숙제를 잘 활용해 아이의 글쓰기 능력을 키워 주고, 부족한 과목의 학습을 보충해 주려고 한다. 효과적이고 학습에 도움이 되는 방학숙제 요령을 알아보자.》

“엄만 도우미만 할거야”

“인터넷 베끼진 않겠지”

“일기 색다르게 써볼까”

○ 부모는 도우미 역할만

개학이 다가오면 부모가 대신 방학숙제를 해 주거나 인터넷에서 베껴 내는 것을 내버려 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좋지 못한 학습 습관을 몸에 배게 하므로 금물이다.

방학숙제는 대개 학년 공통 필수과제와 아이들이 학부모와 상의해 정하는 능력별 선택과제, 보충 학습 등이 필요할 경우 주어지는 개별 과제 등이 있다.

필수과제는 일기, 독서, 운동 등 매일 꾸준히 해야 하는 것들이어서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능력별 선택과제는 현장 체험 학습, 과학 탐구 활동, 시골 방문, 가족 행사 참여처럼 강제성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가 혼자 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있으므로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충학습은 보통 개학 뒤 바로 시행하는 경시대회나 다음 학년 학습에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아이가 자신의 능력에 맞게 계획을 세우고 지키도록 지도하자.

○ 일기 쓰기

일기를 검사받기 위해 의무적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즐겁게 쓰려면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매력적인 글감을 찾아야 한다. 먼저 글감의 범위를 좁게 잡는다. 특별한 일이 있는 날이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하루 일과의 한 부분을 사진 찍듯이 끊어 내서 그 범주 안에서 기억을 떠올린다. 그 장면을 글로 재현하면 자연히 꼼꼼하게 쓰게 되고 감정도 되살아난다.

좋은 일기 글감을 발견하도록 한 곳에 집중하는 훈련을 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가령 자녀와 화분에 물을 주면서 식물의 잎 모양과 색깔, 자라는 정도, 화분을 구한 방법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훌륭한 관찰일기 지도가 된다.

색다른 방법으로 일기를 써 보는 것도 좋다. 관심 있는 소재를 신문에서 찾아 일기 쓰기에 활용한다. 기사를 오려 제목을 붙여 보거나 기사를 읽고 느낀 점을 쓰면서 모르는 단어를 정리하면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 일기를 지도하다 보면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틀린 표현이 눈에 띄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를 일일이 지적하면 아이가 일기 쓰기를 싫어할 수 있으므로 과도한 지적은 피한다.

○ 독후감 쓰기

독후감을 쓰기 전에 자녀에게 책을 읽을 때 몇 가지 요령을 가르쳐 주면 독후감 쓰기가 쉬어진다.

첫째, 책을 읽기 전에 책의 중심 소재와 관련된 마인드맵을 그려 집중력을 높이도록 한다. 비에 대한 책을 읽는다면 비에 대한 사전 지식, 떠오르는 내용 등을 그려보게 한다.

둘째, 책을 읽으면서 중요한 부분, 감동이 되는 부분, 이전에 미처 몰랐던 부분 등에 밑줄을 그으며 읽게 하면 독후감을 쓸 때 많은 도움이 된다. 독후감도 다양한 형식으로 꾸며 보는 것이 좋다. 지은이나 주인공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 만화 형식, 나쁜 책 비평하기, 광고하기 등 참신하게 지도한다.

독후감을 쓸 때 줄거리를 대충 적고 끝에 ‘∼해야 겠다’는 상투적인 결심을 적는 것은 피한다. 전체 줄거리보다는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한두 군데를 적고 느낌을 적는 편이 낫다. 또 ‘나도 부모님께 효도하겠다’고 쓰기보다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효도할 것인지를 적도록 유도하자.

○ 체험학습과제

체험학습은 대부분 선택과제이지만 방학을 활용해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은 중요하다.

서울 은혜초등학교 한상원(30) 교사는 “체험학습이라면 어딘가 멀리 다녀와야 한다는 부담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체험학습의 목적은 자기 주도적인 학습능력을 기르는 것이기 때문에 거창할 필요는 없다”면서 “예체능 과목 교과과정을 보면서 선행학습을 하는 것도 좋은 체험학습”이라고 말했다.

3학년은 리코더, 4학년은 장구와 소고, 5학년은 단소를 배우게 되므로 미리 연습해 보거나, 컴퓨터 자격증을 따게 하면서 과정과 느낌을 정리하도록 한다.

요즘은 인터넷에서 자료를 옮겨 정리한 뒤 입장권이나 사진을 붙여 체험학습 보고서를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체험학습의 의미를 살릴 수 없다. 체험학습 보고서는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하는 창의성이 핵심이다. ‘형식 정하기→자료 배열 및 구성하기→분량 나누기→보고서 작성→보고서 요약’ 순으로 보고서 작성 계획을 세워 보자. 기행문, 조사 보고서, 답사 보고서 중 주제와 활동 내용에 맞는 보고서 형식을 택한다.

○ 보충학습

방학숙제로 ‘수학 문제집 한 권 풀기’ 등을 내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방학 직후의 경시대회를 준비하라는 뜻이다. 한자경시대회, 영어말하기대회 등 다양한 시험을 방학 동안 대비하는 것도 좋다.

방학 때에는 새롭고 다양한 패턴으로 공부에 흥미를 붙여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선생님이 되어 엄마를 가르쳐보기, 배운 것을 큰 전지에 붙여서 발표해 보기, 과학 실험 해 보기 등은 아이의 적극적인 학습을 유도할 수 있다.

웅진홈스쿨 남선아 연구원은 “성취도 평가, 수학경시대회 등의 결과를 분석해 아이가 어려워하는 개념과 단원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보충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매일 틀린 문제를 복습하며 다시 풀어보는 오답노트를 활용하는 것도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방학숙제에 도움이 되는 사이트
구분홈페이지내용
글나라 www.gulnara.net글쓰기 지도에 대한 자료가 풍부. 일기 쓰기, 독서 감상문, 설명문 등 다양한 사례 자료.
문예원www.moonyewon.co.kr자신이 쓴 글을 게시판에 올려 이용자들에게 평가받을 수 있음. 영역별 글쓰기 방법들이 다양하게 소개돼 있음.
엘레맘www.elemom.com실제 글쓰기 교실에서 활용할 만한 강의 자료 수록.
만들기나라www.gongjak.co.kr방학숙제 끝내기 콘텐츠가 따로 구성돼 만드는 과정까지 볼 수 있음.
폴짝닷컴www.polzzac.com숙제마법사, 시험예상문제, 전국학력평가 등 방학숙제 및 학습과 관련된 콘텐츠 다수.
유아 초등 엄마들의 학습지지도법cafe.daum.net/edumom학습지 비교방, 지도법, 상담방 등 학부모들의 커뮤니티가 잘 형성돼 방학숙제와 학습지도요령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음.
꿀맛닷컴www.kkulmat.com마술, 중국어, 컴퓨터 자격증 학습 등 겨울방학 숙제에 응용할 수 있는 콘텐츠 다수.

과제별 방학숙제 요령
구분내용
독후감책을 친구에게 소개하거나 작가에게 편지를 써보는 형식, 주인공의 처지에서 책에 대한 느낌을 써 보는 등 다양한 형식으로나만의 독후감을 만들어 보는 것이 좋다.
가족신문 만들기가족이 모두 모여 가족신문의 이름과 지면 수, 크기, 간격 등을 정한다. 그 다음에 어떤 기사로 꾸밀지, 각 기사를 누가 맡을지 결정해 제작한다. 반드시 가족신문을 함께 보며 좋은 점, 고쳐야할 점 등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든다.
답사보고서답사 동기를 분명히 밝히고 ‘신라 역사 탐방’보다 ‘신라시대 고분 양식 탐방’ 등으로 주제를 구체적으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 사전 조사 내용과 직접 답사한 내용을 정리하고 답사 뒤의 의문점이나 느낀 점 등으로 마무리한다. 박물관 입장권, 안내책자, 답사 사진을 곁들이면 생생한 보고서가 된다.
조사보고서‘조선 시대 궁중의복의 특징’이란 보고서를 쓴다면 먼저 인터넷, 서점, 도서관 등에서 자료 조사를 한다. 자료가 정리되면 서울역사박물관이나 궁중박물관 등에서 조선시대 궁중 의복을 관찰한다. 박물관 안내원이나 전문가의 인터뷰를 덧붙이는 것도 좋다. 결론 부분에 새롭게 배운 내용과 궁금한 점을 요약한다. 참고문헌을 빠뜨리지 말자.
과학탐구보고서주제에 따라 관찰(식물 재배나 동물 사육 등), 실험(과학 원리 검증), 현장 조사(수목원, 식물원 견학), 문헌조사(백과사전 등조사) 등 적절한 방법을 선택한다.
보고서는 ‘탐구 배경-목적-방법(준비물, 탐구 계획 포함)-결론(결과 해석, 알아낸 점, 부족한 점, 향후 계획 등)-참고 문헌과 도움말’ 등으로 작성한다.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더라도 그대로 기록하고 오류의 원인을 분석한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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