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날개 달자 바이오연료 ‘날갯짓’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는 등 기름값이 크게 뛰면서 휘발유, 경유 등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연료’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높아진 유가가 바이오연료의 상용화를 앞당기고 있는 것.

교토의정서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 감축 의무를 지게 될 국가들이 바이오연료를 환경 문제 해결의 중요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는 점도 바이오연료의 확산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바이오연료는 옥수수 사탕수수 유채 콩 등 식물을 원료로 생산한다. 수송용 연료로는 휘발유를 대체하는 ‘바이오에탄올’과 경유를 대체하는 ‘바이오디젤’로 나뉜다.

전 세계 바이오디젤 생산량은 2000년 10억 L에서 2005년 35억 L로, 바이오에탄올은 2000년 175억 L에서 2005년 360억 L로 각각 3.5배,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 고유가로 바이오연료 경제성 높아져

바이오연료의 최대 약점은 경제성. 곡물을 이용해 생산하는 비용이 화석 연료보다 비싼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최근 많은 에너지 전문가는 유가의 급등으로 화석연료와 바이오연료 제조비용의 격차가 급속히 줄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6월에 2011∼2015년이면 경유를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디젤이 경제성을 확보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펴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배정환 박사는 “6월에 이 보고서를 낼 때에는 국제유가가 2015년에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것으로 가정했다”면서 “하지만 최근 유가가 급격히 오르고 있어 바이오디젤이 경제성을 확보하는 시기도 크게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 박사는 바이오디젤은 현재 L당 생산원가가 900∼950원으로 경유(580∼600원 수준)보다 300원 이상 비싸지만 몇 년 뒤면 면세 혜택 없이 가격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내다봤다.

온실가스 감축과 농가소득 증대 등 바이오연료 도입에 따른 ‘사회적 편익’까지 고려한다면 당장 국산 유채를 이용해 바이오디젤을 만들어 써도 경제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강희찬 수석연구원은 “올해 10월 경유의 평균 국제 거래가격이 L당 0.6달러에 이르고 있다”면서 “유럽의 바이오디젤 생산가가 L당 0.65∼0.75달러라는 점, 국산 유채를 재배할 때 농민들이 얻는 수익과 환경개선 효과 등을 고려하면 이미 수익성을 갖춘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 세계는 지금 바이오연료 개발 경쟁 중

미국 유럽연합(EU) 브라질 등은 1970, 80년대부터 바이오연료 개발에 뛰어들었다.

사탕수수로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는 브라질은 휘발유 차량에 20∼25%의 바이오에탄올 혼합연료 사용을 의무화했으며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석유의 중동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바이오연료 사용을 늘리고 있다. 바이오연료 상용화 등을 통해 2025년까지 중동산 석유 수입량을 현재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일 방침이다. EU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05년 2%인 수송 연료 중 바이오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을 2020년까지 2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일본 중국 인도 등도 최근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바이오연료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바이오디젤은 지난해 7월부터 전국적으로 보급하기 시작했으나 아직 공급량이 적고 휘발유를 대체할 바이오에탄올은 검토 단계다. 정부는 2011년까지 바이오디젤의 보급을 국내 경유 소비량의 2.4%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 곡물 가격 올리는 부작용도 있어

바이오연료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갖추고 있지만 곡물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곡물 가격을 끌어올린다는 점은 문제다.

미국 중국 등이 바이오에너지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데다 이상 기후로 인한 흉작이 겹치면서 올해 옥수수 콩 등의 국제 가격은 큰 폭으로 올랐다.

또 한국처럼 바이오에너지 원료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은 세계 원료시장의 수급이 불안해지면 급격한 가격 변동에 노출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바이오에너지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동남아 등에 진출해 해외 원료시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에탄올 비교
구분	바이오디젤	바이오에탄올
대체 가능 화석연료	경유	휘발유
주요 원료	유채 해바라기 콩 팜 야자 폐식용유	사탕수수 옥수수 사탕무 밀 감자 보리 고구마 카사바
주요 생산국(지역)	유럽	미국 브라질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