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교직은퇴 평생교육자 변신 문신자씨

  • 입력 2005년 12월 20일 0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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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이 그치는 순간부터 사람은 늙기 시작합니다. 평생교육이 정말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죠.”

13일 오후 7시 대구 달서구 감삼동 대구가톨릭대 최고지도자교육원. 차가운 날씨에도 강의실을 채운 ‘중년의 학생들’은 이동구(李東久) 대구의료원장의 건강관리 강의에 귀를 기울였다.

이 강좌는 매주 화요일 저녁에 열리는 미래지식포럼. 서울대 정운찬 총장과 SK 신헌철 사장, 연극인 윤석화, 산악인 엄홍길, 송광수 전 검찰총장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매주 학생과 만난다.

지난해 10월 개설된 이 과정에 참여하는 학생은 200여 명. 연령은 40∼70대이고 직업도 주부, 기업가, 공무원, 예술인 등으로 다양하다. 6개월 째 이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벌꿀 전문가 안상규(安相圭·42) 씨는 “배우고 느끼는 게 너무 많아 이 강의는 ‘내 삶의 로얄젤리’와 같다”고 좋아했다.

대구에서 건설업을 하는 이영숙(李英淑·45·여) 씨는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유쾌한 활력소”라며 “공부를 시작한 뒤로는 회사 일도 더 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일에는 송자 대교 회장(전 연세대 총장)이 강연할 예정이다.

최고지도자교육원 원장인 문신자(文信子·67·대구여성단체협의회장·사진) 씨는 2000년 2월 대구 신암초교 교장을 끝으로 교직을 떠난 뒤 평생교육 전문가로 ‘인생 이모작’을 시작했다.

그가 처음 개설한 프로그램은 2000년 3월부터 4년 동안 경북과학대 사회교육원에서 이뤄진 ‘정치아카데미’.

“정치는 국회의원 같은 기성 정치인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부가 가정살림을 잘하는 것은 훌륭한 ‘주부정치’입니다. 누구나 자기의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게 정치의 바른 뜻이 아닐까요.”

그는 “최고지도자교육원의 ‘최고지도자’ 역시 거창한 인물이 아니라 각자 자기 역할을 잘하며 ‘바른 정치’를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1999년 신암초교 교장으로 부임했을 때는 한복을 차려입고 교실마다 돌면서 수업 중인 교사들에게 큰 절을 올리기도 했다. 사랑으로 학생들을 잘 지도해 달라는 취지에서였다.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공동대표이기도 한 그는 “특히 여성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관심을 갖고 평생교육을 실천할 수 있어야 가정과 지역, 나라도 발전할 수 있다”며 “움직일 수 있는 날까지 평생교육이 꽃피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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