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영남-동아-조선-원광대 7년째 우정의 교류

  • 입력 2005년 6월 16일 07시 15분


코멘트
영·호남의 4개 명문 사립대학들이 7년째 교류를 하며 ‘우정’을 쌓아가고 있다.

영남대(총장 우동기·禹東琪)와 부산의 동아대(총장 최재룡·崔在龍), 광주의 조선대(총장 김주훈·金州訓), 전북 익산의 원광대(총장 정갑원·鄭甲源) 관계자들은 15일 동아대에 모였다.

형식적인 총장 간담회가 아니라 그동안 추진했던 교류를 더욱 알차게 이어갈 것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이들 4개 대학이 ‘영·호남 대학 교류’라는 색다른 협정을 맺은 것은 1998년 12월. 당시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영·호남 지역갈등을 해당 지역의 대학들이 앞장서서 해소하자는 뜻에서였다.

4개 대학은 개교 연도도 1946년 전후이고, 학생 수도 2만여 명으로 비슷해 이 같은 협정이 비교적 쉽게 체결됐다. 이후 4개 대학은 6개월마다 지역을 돌아가며 실질적 교류를 위한 아이디어를 짜냈다.

주목을 받은 교류협력 사업은 ‘북한동포에게 담요 보내기’ 운동. 2002년 5월 서울의 경희대에서 열렸던 ‘통일예술한마당’ 행사를 계기로 담요를 모으기 시작해 같은 해 11월 6500장의 담요를 북한에 전달했다.

또 지난해 4월 북한 룡천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발사고 때는 2000만 원을 함께 모아 북측에 전하기도 했다.

한편 2003년 여름방학 때부터는 ‘영·호남 4개대 나눔 봉사단’를 결성해 학생들이 양쪽 지역을 오가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도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4개 대학 학생 80명은 영남과 호남지방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두 지역의 학생들이 학교를 바꿔가며 공부하는 ‘교환학생제’도 눈에 띈다. 2003년 1학기부터 시작한 이 교류는 그동안 70여 명의 학생들이 영·호남을 오가며 공부했다.

이번 학기에 영남대 언론정보학과에 교환학생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 김은미(19·조선대 신문방송학과 2학년) 씨는 “기숙사의 방 친구인 영남대 학생과 함께 생활하면서 영남지방에 대한 막연한 이질감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2학기에 조선대 국어국문학과에서 공부했던 영남대 노수정(23·국문과 4년) 씨는 “먼저 마음을 열지 못하고 경상도와 전라도를 구분하려는 태도를 되돌아보게 됐다”며 “여름방학에는 광주에 있는 친구에게 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동아대 최 총장은 “7년가량 4개 대학이 우정을 쌓으면서 서로 오랜 친구가 된 느낌”이라며 “영호남의 가교가 되고 대학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앞으로도 실질적인 교류와 협력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