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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묵의 ‘한시 마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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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29>불면의 밤

    숙종 연간의 문인 조태채(趙泰采)는 ‘노쇠함을 탄식하며(歎衰)’라는 시에서 ‘병든 치아 있은들 몇 개나 되겠는가? 시든 백발 나날이 빠지니 몇 가닥 남았나? 앉으면 늘 졸음이 쏟아져 잠 생각만 간절하고, 일어날 때 허리 짚고 아이쿠 소리를 지른다(病齒時存凡幾箇 衰

    • 2012-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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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28>추위를 쫓는 나눔

    실학자로 알려져 있는 김육(金堉·1580∼1658)은 젊은 시절 광해군의 정책에 불만을 품고 가평의 잠곡(潛谷)이라는 곳에 들어가 직접 나무를 하고 농사를 짓고 살았습니다. 넉넉지 못한 살림인지라 시골집이 변변했을 리 없습니다. 사방은 온통 눈으로 뒤덮이고 하늘은 찌뿌

    • 2012-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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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27>달밤의 눈 덮인 갈대밭

    오늘은 눈이 많이 내린다는 대설(大雪)입니다. 의병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시인으로도 명성이 높았던 고경명(高敬命·1533∼1592)의 이 작품은 대설에 잘 어울립니다. 이 시는 고기잡이배를 그린 그림에 붙인 것입니다. 원경은 하얀 눈으로 덮여 있고 근경에는 모래톱의 갈대

    • 201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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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26>게으름 피우고 싶은 겨울 아침

    해가 늦게 뜨는 이즈음이면 아침 일찍 일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날이 채 밝기도 전에 바깥은 떠들썩합니다. 풍로에 물이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 들리고 처마 밑에 요란하게 울어대는 참새 울음소리도 들립니다. 부지런한 늙은 아내가 세수하고 빗질하고 나가 아침상을

    • 2012-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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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25>여인의 꿈을 밟고 가는 새벽길

    이덕무(李德懋·1741∼1793)는 1768년 초겨울 여행을 떠났습니다. 이때까지 한양을 벗어나 먼 곳을 나가본 적이 없던 그가 스물일곱 나이에 처음으로 여행다운 여행을 하게 되었으니 마음에 풍정이 일었겠지요. 황해도 연안에 들러 하루를 묵었습니다. 이때가 음력 10월 22

    • 201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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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24>콩밥과 뜨물국

    쌀쌀한 날씨라 절로 뜨끈한 국물이 있는 음식이 당깁니다. 가끔은 고깃국이나 생선탕보다 그 흔했던 쌀뜨물로 끓인 뜨물국이 그립기도 합니다. 한시(漢詩)는 잊고 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규상(李奎象·1727∼1799)이라는 문인의 시가 그러합니다. 쌀이 귀하여 콩을

    • 2012-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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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23>따뜻한 차 한 잔

    한 해의 마지막 달에 접어드니 하루하루 추워집니다. 따뜻한 아랫목이 그립습니다. 예전 선비들은 이럴 때 화로를 곁에 두고 차를 끓여 마셨습니다. 고려 말의 이숭인(李崇仁)은 “산속 조용한 방 안 밝은 창가에서 정갈한 탁자에 향을 피우고 스님과 차를 끓이면서 함께 시

    • 2012-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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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22>흰머리 예찬

    당나라 이상은(李商隱)이라는 시인이 “새벽 거울에 고운 머리 센 것이 근심스러운데, 밤에 시를 읊조리다 보니 달빛이 차구나(曉鏡但愁雲빈改, 夜吟應覺月光寒)”라는 유명한 구절을 남겼습니다. 나이가 들기 시작하면 거울 보기가 무서우니 바로 날로 많아지는 흰 머리카

    • 201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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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21>붉게 터진 홍시

    감은 참 예쁩니다. 늦봄 속살 같은 빛깔을 드러내는 조그마한 꽃, 늦은 가을 울긋불긋하게 물든 단풍잎은 참으로 곱습니다. 게다가 서리 맞아 붉게 익은 홍시는 맛까지 좋습니다. 고려의 문호 이규보(李奎報·1168∼1241)도 홍시를 무척 좋아하였습니다. ‘시골 사람이 홍시

    • 201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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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20>서리같이 맑은 달빛

    느지막이 귀가를 서두르다 마천루 위에 떠오른 둥근 달을 보노라면 오늘이 음력 며칠인지 궁금해집니다. 오늘은 음력 시월 보름입니다. 보름달도 계절에 따라 그 느낌이 달라집니다. 시월의 보름달은 새벽녘에 보면 그 맑음이 뼈에 사무칩니다. 이 작품은 이행(李荇·1478

    • 201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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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19>청산만 들이는 집

    정치는 요란하고 경제는 어려우며 세상 사람들 마음은 더욱 각박해져 갑니다. 뉴스를 보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이 늘어만 갑니다. 이럴 때는 말 많은 사람이 아닌, 말 없는 푸른 산만 마주하고 싶습니다. “말없는 청산이요, 태없는 유수(流水)로다”라고 한 성혼(成渾)의 시

    • 2012-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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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18>가을의 여행

    돌아올 것을 기약하지 않고 길을 나서는 자가 진정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일 겁니다. 김창흡(金昌翕·1653∼1722)이 그러하였습니다. 안동김씨 명문의 일원이지만 벼슬보다 산수를 좋아하였기에 평생 여행을 즐겼습니다. 그의 여행벽은 스무 살도 되기 전에 시작되었으니, 옛

    • 2012-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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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17>대장부의 노래

    횡삭부시(橫(삭,소)賦詩)라는 말이 있습니다. 조조(曹操)와 조비(曹丕) 부자가 말을 타고 창을 비껴 쥔 채 시를 지었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로, 문무(文武)를 겸비한 인물이 전장에서 글을 짓는 호쾌함을 가리킵니다. 정도전(鄭道傳·1342∼1398)은 젊은 시절 반대파에 몰려

    • 201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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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16>눈 내리는 풍경

    오늘은 소설(小雪)입니다. 날씨가 제법 차가워지고 첫눈이 내린다는 날입니다. 깨끗한 눈이 탐욕으로 더럽혀진 세상을 덮어주면 좋겠습니다. 이숭인(李崇仁·1347∼1392)의 맑은 시도 그러한 일을 해줍니다. 이 시는 그림 그리듯이 읽어보면 재미가 있습니다. 눈이 내려 온

    • 201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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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15>이웃과 함께하는 가을

    가을의 수확을 주위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아름다운 사회입니다. 김윤안(金允安· 1562∼1620)이라는 조선 중기의 문인은 이런 아름다운 삶을 시로 노래하였습니다. 밤송이가 터지자 붉은 밤이 쏟아질 듯합니다. 볼이 발갛게 익은 대추도 가지가 휠 만큼 열렸습니다. 장대

    • 201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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