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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밑줄 긋기]여성의 진가](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10/12/92377088.1.jpg)
재혼요? 남자한테 다시 복종하며 사느니 차라리 물에 빠져 죽겠어요! 간신히 노예 상태와 고통에서 빠져나왔는데, 다시 내 발로 그곳으로 돌아가 똑같은 혼란 속에 뒤엉키란 말인가요? 오, 신이시여! 부디 저를 지켜주소서! 16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일곱 명의 여성이 남…
![[밑줄 긋기]초콜릿 이상의 형이상학은 없어](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10/05/92280425.1.jpg)
어린 소녀야, 어서 초콜릿을 먹어,/어서 초콜릿을 먹어!/봐, 세상에 초콜릿 이상의 형이상학은 없어./ 모든 종교들은 제과점보다도 가르쳐 주는 게 없단다./먹어, 지저분한 어린애야, 어서 먹어!/ 나도 네가 먹는 것처럼 그렇게 진심으로 초콜릿을 먹을 수 있다면! 포르투갈의 모…
![[책의 향기/밑줄 긋기]천황 살해 사건](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09/28/92186975.1.jpg)
생각해 봐라. 그가 황가의 정통 적자가 아니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이 나라가 어떻게 나아가고 있느냐. 천황과 황태자를 암살한 이토 히로부미가 그 중심에 있다. 메이지 유신의 흑막을 진정 모르는가. 그는 자신의 신분을 속이기 위해 스스로 신이 된 것이다. 관…
![[책의 향기/밑줄 긋기]우리가 통과한 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09/21/92124989.1.jpg)
나는 점점 균형을 잃어갔다. 지연이 가라앉아 있으면 나도 그리로 떨어져 내렸다. 내가 뻗대며 뒤로 물러나면, 지연의 존재, 그에 얽힌 사물과 소리들이 내게로 와르르 쏟아져 내렸다. 도망가지 않은 것이 내 실책이자 애착의 지점이 되었다. 마흔 살을 앞둔 연극배우 채선과 연극을 보러…
![[책의 향기/밑줄 긋기]그녀, 아델](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09/14/92010356.1.jpg)
욕망은 중요하지 않다는 걸 그녀는 단번에 이해했다. 아델은 자신이 접근하는 남자들에게 어떤 욕망도 느끼지 않았다. 그녀가 갈망했던 건 그들의 살갗이 아니라 상황 자체였다. 장악당하는 것. 쾌락에 빠진 남자들의 얼굴을 관찰하는 것. 2016년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자인 저자의…
![[책의 향기/밑줄 긋기]몰입](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09/07/91889196.1.jpg)
영감은 예기치 못한 질량이며 은닉의 시간에 급습하는 뮤즈다. 화살들이 수없이 날아다니지만 화살에 맞은 자는 맞은 줄도 모른다. … 불타는 상상력이라는 치명적인 질병은 불경하며 동시에 신성하다. 1975년 첫 앨범을 발표한 ‘펑크 록의 대모’이면서 여러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
![[책의 향기/밑줄 긋기]당신은 북천에서 온 사람](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08/31/91777060.1.jpg)
나무는 가만히 서 있는 게 아니다/나무는 흐른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더니/바닥에서 별이 돋아났다// 나는 너무 함부로 아름답다는 말을 해왔다//… 그래서 당신/나는, (시 ‘부춘’) 남도 서정의 맥을 잇고 있다는 평을 받아 온 저자가 자신의 뿌리와 고향, 사라진 것에 대한…
![[책의 향기/밑줄 긋기]아흔일곱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08/24/91666849.1.jpg)
풀이 아니면 내가 뭣을 벗을 삼고 이 햇볕에 나와 앉았겠나. 뭣이든지 키우기 위해 무성하게 잘 크는 풀을 뽑으니 내가 맘은 안 편하다. 뽑아 놓은 풀이 햇볕에 말르는 것을 보면 나도 맘은 안 좋은 생각이 든다. 그래도 할 수 없이 또 짐을 매고 풀을 뽑으며 죄를 짓는다. …
![[책의 향기/밑줄 긋기]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08/17/91560551.1.jpg)
코델리아는 왼손으로 총구를 감싸고 오른손으로 총을 쥐었다. 심장이 너무 거칠게 뛰어서 거센 망치질이 틀림없이 그녀를 곤경에 빠뜨릴 것만 같았다. 정문에서 들려온 가느다란 끽소리는 실제로 들었다기보다는 상상에 가까웠지만, 오두막을 돌아 움직이는 발걸음 소리는 분명히 들렸다…. …
![[책의 향기/밑줄 긋기]일말의 희망](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08/10/91462911.1.jpg)
청년기는 지나갔지만 그 자리에 성숙의 흔적은 없었다. 슬픔과 탈진이 증오와 광기를 숨기는 경향을 ‘성숙’이라고 하지 않는 한은 그랬다. 많아지는 선택지와 두 갈래 길을 늘 마주한 듯한 느낌은 어느새 긴 실종 선박 목록을 보며 부둣가에 서 있는 것 같은 황량한 느낌으로 대체되었다…
![[책의 향기/밑줄 긋기]해리](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08/03/91370770.1.jpg)
그게 바로 악마의 속임수야. 악마는 창조해내지 못해. 오직 흉내 내고 베낄 뿐이야. 악마는 진부하게 하던 걸 계속하지. 그리고 말해. ‘원래 그러는 거예요’, ‘예전부터 이랬어요’, ‘관행이에요’. 이게 유일한 변명이란다. 하지만 무언가를 새로 만들어 내는 것은 선한 것, 그것은 선하…
![[책의 향기/밑줄 긋기]바바리안 데이즈](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07/28/91254339.1.jpg)
아니, 내가 의미한 것은 부서지는 파도의 아름다운 폭력이었다. 그것은 불변의 것이었다. 작은 파도와 더 약한 파도 속에서 그것은 온화하고, 자비로우며, 위협적이지 않고, 통제되어 있다. 우리를 밀어붙여 놀도록 하는 것은 거대한 대양의 엔진이었다. 파도가 강력해지면 분위기가 바뀐…
![[책의 향기/밑줄 긋기]모두가 헤어지는 하루](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07/20/91151074.1.jpg)
나는 누군가에게 털어놓거나 복수를 꿈꾸는 대신 허겁지겁 빵 봉지를 뜯었다. 그건 가깝고 값싸고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위로였다. 불행하다고 느끼거나 실제로 그런 시기를 지날 때마다 몸무게는 꾸준히 늘어났다. 입에 꾸역꾸역 쑤셔 넣고 씹으면서 나는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말에 대…
![[책의 향기/밑줄 긋기]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07/13/91048369.1.jpg)
그의 사랑은 눈송이 같을 거라고 해원은 생각했다. 하나둘 흩날려 떨어질 땐 아무런 무게도 부담도 느껴지지 않다가, 어느 순간 마을을 덮고 지붕을 무너뜨리듯 빠져나오기 힘든 부피로 다가올 것만 같다고. 그만두려면 지금 그래야 한다 싶었지만 그의 외로워 보이는 눈빛에서 피할 수가 …
![[책의 향기/밑줄 긋기]정선](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07/06/90938561.1.jpg)
숟가락에 붙어 있는 것은 밥풀도 국물도 아니고 내 것이 아닌 피였다. 숟가락을 어디에 숨길까를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언가를 숨기기에 가장 적당한 곳은 역시 땅속이었다. 나는 숟가락을 다시 파묻기 위해 공터가 나올 때까지 걸었다. 도라지꽃이 우거지고 백일홍 화단이 있고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