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래서 상처의 특성 중 하나는 보편성이다. 겨자씨 이야기는 이 보편성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하늘나라를 작은 겨자씨에 비유해 설명한, 우리가 잘 아는 예수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을 찾아와 약을 달라고 애원하는 여인에게 겨자씨를 처방했다는 부처의 이야기다. …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눈물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주 화요일, 그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하면서 울었다. “오늘 아침, 우리는 최고의 사람 중 한 명을 잃었습니다. 고드는 내 친구였습니다. 아니, 모든 사람의 친구였습니다. 고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만큼 이 나라를 사랑…
스토리는 상처를 은폐하기도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은폐가 때로는 상처를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들어 준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꽃 이야기는 좋은 예다. 아폴로 신은 원반을 던지다가 그가 좋아하는 친구 히아신스를 죽게 만든다. 그는 슬퍼하며 그 친구를 아름다운 꽃이 되어 영원히 살게 …
대중음악은 이따금, 아픈 사람들을 위로하는 데 큰 힘을 발휘한다. 그들과 같이 울어주고, 때로는 대변인이 되어 그들의 상처를 세상에 알리기도 한다. 아일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록 밴드 U2와 리드 보컬 보노의 음악은 좋은 예다. 보노는 1998년 2월 11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있었…
불가피하게 유목민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이 태어났고 조상들이 영원한 안식을 취하는 고향 땅을 향한 그리움이 그것이다. 정지용 시인의 시구처럼 ‘넓은 벌 동쪽 끝으로/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도, 유별나게 ‘파아란 하늘빛’도 그리움의 대상이다. 그런데 유목민…
말이 바로 서야 명분도 서고 방향도 선다. 이것은 최근에 한국을 찾았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부드럽지만 따끔한 말로 우리에게 환기한 상식의 소리다. 그는 한국인들이 자신들의 말을 바로 세우지 못하고,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만든 ‘위안부’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잘못이라고 …
애조를 띤 노래가 얼마간 이어지더니 듣는 사람을 숨죽이게 하는 대목이 나온다. ‘아무런 희망이 보이지 않았을 때/별들이 총총한 밤/당신은 목숨을 끊었어요, 연인들이 종종 그러하듯이./그러나 나는 당신에게 말할 수 있어요/이 세상은 당신처럼 아름다운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사건의 나비 효과 때문인지, 그 주의 어떤 신부가 40년 전 일을 세상에 고백했다. 신문 기고를 통해서였다. 자신이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KKK 단원으로, 흰 가운에 흰 두건을 쓰고 불붙은 나무십자가로 흑인들을 위협하고 사제 폭탄을 만들어 그들을 협박하는 행동들…
몸을 보호해주는 피부처럼, 마음에도 일종의 보호막이 있다. 그 보호막에 해당하는 것이 어떤 것을 자각하는 우리의 의식이다. 의식은 다가오는 것들에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한다. 이것이 여간해서는 심각한 상처가 생기지 않는 이유다. 그런데 엄청난 사건이 발생하면 그 보호막이 속수무책으로 뚫…
토머스 제퍼슨은 미국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후, 1819년 그의 고향인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 대학을 세웠다. 버지니아대가 바로 그 대학이다. 그런데 그 대학 도서관에는 가장 위대한 미국 시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랭스턴 휴스의 편지와 원고 일부가 보관돼 있다. 묘하게도 아이러니가 느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