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에서 이 엽서를 본 순간,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정색하고 강조하고 있는 사진과 문구 때문이었다. 그 뜬금없음이 내 웃음보를 작동시킨 것이다. 알다시피 유럽의 오스트리아는 알프스 산맥에 걸쳐 있으며 국토의 60%가 산지인 산악국가다. 그리고 캥…
엽서의 이곳은 프랑스 알프스의 발디제르. 해발 1850m로 프랑스 사부아 주 타렌테즈 계곡에 있다. 1992년 알베르빌 겨울올림픽의 주 무대이자 남자 활강 경기가 열렸던 스키마을이다. 멀리로 댐과 설원이 보이는데 이 케이블카로 오르는 솔레즈 봉(2560m)의 산악과 이어진다. 그래서 …
이 엽서에 있는 희한한 건물. 미국 뉴욕시내 ‘솔로몬 알 구겐하임 미술관’(1939년 개관)이다. 설립자 솔로몬 구겐하임(1861∼1949)은 필라델피아의 부유한 광산 집안 자손이다. 알래스카 주 유콘 강에서 금이 발견되면서 일어난 클롱다이크 골드러시(1896∼1899년) 때 큰돈을 …
그림엽서를 빼곡히 메운 이 작은 물체. 파리(영어로 fly)다. ‘백만 마리 파리에게 죄를 물을 수는 없다’는 글씨가 이를 확인시켜 준다. 아래엔 ‘호주(Australia)’라고 쓰여 있다. 관광엽서에 파리 그림? 통상의 엽서치고는 기괴하다. 게다가 파리는 뒷면까지 장식했다. 엽서 전…
5년 전 시게이에 도시노리 당시 주한 일본대사가 한 방송사의 음식 관련 다큐멘터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 “주한 일본대사관저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을 꼽으라면 나는 단연 대사관 만찬을 이끌어가는 일본인 조리장이라고 말할 것이다.” 이유는 분명했다. “정통 일본 요리를 정성스럽게 대접하는 …
이것은 내년의 ‘마터호른 초등 150주년’을 기념해 그 아랫마을 체르마트(스위스 발레 주 칸톤)가 만든 엠블럼이다. 또 머잖아 판매될 그림엽서의 밑그림이기도 하다. 알프스의 마터호른 봉(해발 4478m)은 스위스와 이탈리아가 공유하는데 희비가 교차한다. 한마디로 스위스는 웃고 이…
이곳은 싱가포르의 복합리조트 마리나베이샌즈호텔. 세 개의 타워가 배를 떠받치고 있는 모습이다. 높이 250m의 옥상엔 야외 풀이 있다. 짐작건대 지구상에서 이보다 인상적인 건물은 없을 듯싶다. 있다면 돛단배 모습의 ‘부르즈 알 아랍’(두바이) 정도. 그런데 두 건물은 상통한다. ‘기능…
이거야말로 ‘진짜’ 그림엽서다. 사진 대신 그림이 담겨서다. 그림 속의 저 집, ‘슈 초콜릿 상점 겸 그랜드 레스토랑’에서 구했다. 여긴 유럽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 ‘톱 오브 유럽’(해발 3454m)이 있는 융프라우요흐(3454m·스위스 알프스) 아래의 관광마을 인터라켄. 엽서 속엔 …
제주도의 돌하르방을 연상케 하는 모아이(Moai). 이것이 이스터 섬 명물이란 것까지는 아는 이가 많다. 그러나 그 섬이 어디 있는지, 모아이를 왜 만들었는지, 이 특별한 모습은 어디서 유래했는지, 모아이를 조성한 민족은 또 누구인지 아는 이는 별로 없다. 이 섬을 다녀온 사람도 마찬…
이 사진에는 특별한 점이 여럿 있다. 우선 담배를 든 이가 남자가 아니다. 키스 자세도 낯설다. 여성이 다가가는 형국이다. 한 발을 들고 애교를 떠는 이도 여자가 아니다. 패션과 스타일도 21세기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클래식한 느낌이 1930년대를 연상시킨다. 뒤편 분수대도 마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은은한 촛불의 바다를 가로지르며 잔잔히 퍼져 나가던 아랍 전통 악기 라바바(비올라와 바이올린의 원조)의 여린 음률이…. 여기는 요르단 사막의 고대도시 페트라. 거기서 매일 밤 펼쳐지는 ‘페트라 바이 나이트’다. 사막의 밤이 선사하는 멋진 이벤트다. 1800개의 …
여기는 미국 태평양 연안의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저 전차는 이 도시의 상징인 ‘케이블카(Cable Car)’입니다. 공중을 오가는, 우리가 아는 케이블카로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지요. 뒤로 골든게이트브리지(금문교)가 가로지르는 샌프란시스코 만이 보이는데 흰 …
여행 취재를 하다 보면 그곳의 기념품에도 관심을 갖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기념품 상점에 들러 두리번거려 봅니다. 그런데 기념품이란 게 대체로 비슷비슷합니다. 지명이 인쇄된 머그나 냉장고 문에 붙이는 자석 장식, 티셔츠, 모자…. 그중에 절대로 빠지지 않는 게 바로 그…
이곳은 남태평양 한가운데 보라보라 섬입니다. 이름만큼 사랑스럽고, 엽서의 풍경 그대로 아름답습니다. 관광객이 찾아가 쉴 수 있는 섬 중 최고의 낙원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길 보통은 ‘타히티’라고 부르지요. 그런데 타히티는 나라 이름이 아닙니다. ‘프렌치 폴리네시아(French Poly…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1968년 일본에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1899∼1972)의 소설 ‘설국(雪國·유키구니)’의 첫머리입니다. 이 글은 설국의 무대이자 가와바타가 4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