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2003년 訪美발언 “北이 핵개발 포기해야 협조”

  • 입력 2004년 11월 15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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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난생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13일 남미 순방의 중간기착지인 로스앤젤레스에서 머문 것은 두 번째 방미인 셈이다. 1년6개월이란 간격을 두고 이뤄진 두 번의 방미 중 노 대통령의 연설에서 나타난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노 대통령은 13일 미국의 민간 외교정책단체인 국제문제협의회(WAC) 초청 오찬 연설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동맹국인 미국과 다른 시각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한마디로 ‘미국은 북한을 믿기 어렵겠지만 믿지 않으면 대화가 안 되고, 대화가 안 되면 북핵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지 않느냐’는 것이 요지다. 대북 무력공격은 물론 봉쇄정책에 대해서도 분명한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그러나 첫 방미 때는 진보 진영으로부터 ‘대미 굴종 외교’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미국과 ‘코드 맞추기’에 치중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3일 ‘코리아 소사이어티’ 초청 만찬 연설에서 “5년 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미국을 다녀간 뒤 외환위기를 극복했듯이 나도 이번에 미국을 다녀가면 북핵과 경제 위기가 극복되리라 믿고 희망을 가지고 왔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이 연설에서 나온 ‘미국이 53년 전 6·25전쟁 때 도와주지 않았다면 지금쯤 나는 정치범수용소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발언은 국내적으로 큰 논란을 낳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북한은 핵 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오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13일 로스앤젤레스 연설에서는 북한보다는 미국의 ‘결단’을 촉구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난해 5월 방미 때와 13일 북한 관련 발언 비교
날짜(한국 시간)2003년 5월 13일 2004년 11월 13일
장소‘코리아 소사이어티’ 초청 만찬연설 (뉴욕)‘국제관계협의회(WAC)’ 초청 오찬연설 (로스앤젤레스)
북한 핵-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 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오는 길 을 선택할 때 우리와 국제사회는 필 요한 지원과 협조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결국 북핵 문제는 북한에 안전을 보장 하고 개혁 개방을 통해 지금의 곤경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냐, 아 니냐의 결단에 달려 있다.
한미의 대북 인식-북핵 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 돼야 하며, 또 대화로써 해결될 것이 다. 한미 양국은 이런 공동의 인식과 원칙 아래 긴밀히 협력해 나가고 있다.-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외부(미국)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억 제수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러 상 황에 비춰 일리가 있는 측면이 있다.
북한 체제와 미국-만약 53년 전(6·25전쟁 때) 미국 이 한국을 도와주지 않았다면 저 는 지금쯤 정치범수용소에 있을지 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북한은 1987년 이후 테러를 자행하거 나 지원한 일이 없다.
-(북한은) 개혁과 개방이 빠르게 진행되 면 체제가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외부 위협에 강한 경계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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