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6년 4월 29일 “흉한 것이 나왔다”… 숙종을 진노하게 한 ‘파묘’[이문영의 다시 보는 그날]
숙종 22년(1696년) 4월 29일, 장희빈의 아버지 묘에서 흉한 것이 나왔다는 상소를 연서역(서울 은평구)의 생원이 올렸다. 세자를 위협한 행위라는 상소였다. “우리 동궁의 혈맥도 그 무덤에 서로 이어졌으므로, 이번에 변을 일으킨 자는 틀림없이 국적이니, 여느 요사한 죄로 취급할 …
- 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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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 22년(1696년) 4월 29일, 장희빈의 아버지 묘에서 흉한 것이 나왔다는 상소를 연서역(서울 은평구)의 생원이 올렸다. 세자를 위협한 행위라는 상소였다. “우리 동궁의 혈맥도 그 무덤에 서로 이어졌으므로, 이번에 변을 일으킨 자는 틀림없이 국적이니, 여느 요사한 죄로 취급할 …
“지방에는 자립이 없다.” 지방의 열악한 재정 현실을 자조하는 세간의 목소리다. 실제로 2022년 전국 재정자립도는 10년 전인 2012년보다 7%나 감소했다. 수도권과 세종시를 제외하면 50% 미만으로 떨어져 재원의 의존도가 상승하고 있다. 이에 더해 국고보조사업 대응 지방비 증가로…
대학입시를 위해 학교를 자퇴하고 재수학원에 들어가는 학생이 늘고 있다. 학교는 수능 공부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교우관계, 동아리 활동, 북적북적한 학교생활 속에서 학생은 알게 모르게 성장한다. 사회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이다. 대학입시가 학교의 목적이 될 수는 없으며, 학교에서…
이번 생은 망했다. 젊은이들이 하는 말이란다. 이번 총선은 망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1일 대국민 담화에 ‘애국보수’를 자처하는 이들은 가슴을 친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긴 침묵 끝에 대통령이 앞에 나섰으면, ‘의대 2000명 증원’ 문제로 지치고 불안한 국민 심신을 풀어줘야 했다. 윤…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회칼 테러 보복’ 운운했다는 MBC의 앞뒤 다 자른 보도는 전해들은 발언의 맥락과는 다르다. 그렇다고 그를 옹호할 생각은 없다. 하고 싶은 얘기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황 전 수석을 흉내낸다면서 한 5·18 농담이다. 이 대표는 전북 군산 유세…
배달앱 시장을 삼분하고 있는 배달플랫폼 간 점유율 전쟁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달 ‘배달비 0원’을 선언했다. 업계 막내의 도전에 배달의민족은 “이달부터 우리도 0원”이라며 응수했다. 쿠팡이츠는 와우 멤버십(월 4990원)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배달을 하고, 배민은 동…
당신은 부모가 되어서 행복한가. 도발적인 질문이지만, 돌아올 대답은 뻔하다. 아마 대부분이 ‘당연히 그렇다’라고 답할 것이다. 지난해 퓨리서치가 미국 부모 375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그랬다. 미성년 자녀를 둔 부모 대다수는 육아가 즐겁고(82%), 보람차다(80%)고 응…
지난해 하반기(7∼12월) 만난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여윳돈이 생기면 IBK기업은행 주식을 산다고 했다. 이유는 ‘배당’이었다. 그는 노후 자금을 비교적 안전한 곳에 투자하고 싶지만 정기예금 수익률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공기업이라 웬만해선 망할 리 없고, 연 7% 정도…
《“지금 보이는 이 땅에 중국 회사 공장들이 들어설 겁니다.” 지난달 22일(현지 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동쪽으로 약 130km 떨어진 홍해 항구도시 아인수크나. 카이로에서 드넓은 사막을 지나 1시간 반가량을 차로 달려온 대규모 공업단지에선 건물을 올리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단지 곳…
두 명이 타기엔 좀 좁지만, 뭐 어때요. 형과 함께라면 슈퍼카도 부럽지 않습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중앙아메리카 밀림에는 아주 대단한 개구리가 산다. 어른 새끼손가락의 절반 정도인 3cm쯤밖에 안 되는데도 엄청난 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시끄러운 공장 안의 소리가 90dB(데시벨)인데 이 작은 녀석들이 이걸 보통으로 낸다. 우리나라 개구리들도 여름밤만 되면 천지를 진동시킬 듯 요란함을…
여전히 미국에 계시는 어머니를 몇 년 전에 처음으로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모시고 갔다. 우리가 전시를 볼 때 주변에 있었던 어린 여자애는 우리를 가리키면서 “외국인이야!”라고 소리쳤다.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웃지 않을 수 없었고 어머니께서는 뭐가 그렇게 웃기냐고 물어보셨다. 내가 …
《고대 로마를 이야기할 때 콜로세움을 빼놓을 수 없다. 고층 빌딩에 익숙한 현대인이라도 거대한 석조 건축인 콜로세움 앞에 한 번 서면 로마 문명의 위대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높이는 48m, 대략 15층 건물의 높이에 불과하지만 육중한 돌로 지어져서인지 뿜어 나오는 기세가 대단하다…
2004년 4월 1일, 국민의 기대와 환호 속에 시속 300km로 달리는 고속열차 KTX가 세계에서 5번째로 개통됐다. 운행 초기 경부선과 호남선 2개 노선, 20개 역에 하루 142회 운행하던 열차가 현재는 전국 8개 노선, 69개 역에 하루 381회로 확대됐다. 이용객 수도 개통 …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월 29일자에 4개 면으로 구성된 특별 섹션을 발행했다. 그 섹션을 통상 인쇄되는 신문 섹션들을 바깥에서 감싸도록 했다. 이렇게 탄생한 1면이건만 가장 중요한 머리기사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로 취재 출장을 갔다가 …
“법원장이 직접 재판을 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나요?”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해 12월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다가 갑자기 후배 판사에게 이런 말을 꺼냈다고 한다. 판사들이 머리를 짜내 제안한 재판 지연의 다양한 해결 방안엔 없던 것이었다. 사안이 복잡하고 품이 많이 드는 악성 장기 미…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온 선거 결과에 대한 다양한 예측들이 존재하지만 확실한 것은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선거 이후의 정치가 오늘의 정치에 비해 한 치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더 악화될 것이라는 예상, 그리고 이에 누구나 동의한다는 점이다. 점보트론의 음악에 맞춰 춤추는 선…
2019년 ‘조국 사태’로 스타일을 구겼던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요즘 시민들 환호에 가슴 벅찬 듯 사투리로 “느그들 쫄았제”라고 외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임기 단축, 검찰을 쪼그라뜨린 ‘기소청’ 전환이 핵심 공약이다. 전혀 다른 세계관을 가진 두 세력은 서초동 1차 전투에 이…
올 2월 17일 세계 에너지시장을 들썩이게 할 소식이 전해졌어요.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미국과학진흥협회 연례회의에서 발표한 내용 때문이었어요. USGS는 골드수소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추후 공개할 거라고 밝혔어요.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새 시대의 보물지도’가 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