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따뜻한 동행, 장기기증 동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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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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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자에겐 나눔의 기쁨… 이식자에겐 새로운 생명


■ ‘릴레이 캠페인’ 5인 소감

“삶의 마지막 나눔, 바로 장기기증 아닐까요.”

장기기증을 약속한 10명이 장기기증에 동참할 2명을 추천하는 릴레이 장기기증 캠페인을 통해 한 달 만에 40명이 장기기증을 서약했다. 바로 국회 국민건강복지포럼이 주관하고 대한이식학회·한국노바티스가 후원한 ‘장기기증 생명나눔 캠페인’. 전현희 민주당 의원, 조원현 대한이식학회 이사장, 피터 야거 한국노바티스 사장, 사진작가 오중석 씨, 디자이너 최범석 씨, 영화감독 이정범 씨, 배우 윤손하 김사랑 씨, 마술사 노병욱 씨 등 10명이 나눔의 씨앗 역할을 했다. 이 캠페인의 1차 목표는 300명의 기증 서약을 받는 것이다.

산악인 박영석 씨(47)는 이번 캠페인에 참가한 동기에 대해 “2008년 장기 이식·기증자와 함께 히말라야 아일랜드피크(해발 6189m)를 올랐다”며 “장기 기증자는 나눔의 기쁨을, 이식자는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가장 따뜻한 동행임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피터 야거 사장(53)은 토마스 쿠퍼 주한 스위스대사와 지휘자 배종훈 씨를 추천했다. 야거 사장은 “나눔의 삶을 실천한 고 김수환 추기경을 존경한다. 외국인으로 한국에 살면서 받은 따뜻함을 다시 나눌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야거 사장은 또 “모국인 네덜란드에서는 전 국민을 잠재적 장기기증자로 간주하는 ‘옵트 아웃(opt out)’ 제도가 있다. 하지만 한국은 유교 사상으로 인해 장기 기증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매년 평균 817명의 이식대기자가 장기 이식을 기다리다가 사망한다.

막상 서약을 하고 나니 장기 기증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기도 했다. 이번 캠페인 사진 촬영을 맡았다가 동참한 오중석 씨(36)는 “참가자들의 단체 사진을 찍다가 가슴에서 뜨거움이 솟구치는 것을 느껴 참여했다”며 “기부나 봉사활동 같은 나눔도 있지만 생명을 살리는 일만 한 기쁨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김사랑 씨(32)는 “한 명의 장기기증이 아홉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내가 누군가의 희망이 되는 것만큼 인생에 의미를 찾은 것 같아 두려움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들 역시 2명씩 추천해 릴레이 서약을 이어가고 있다.

2008년 7만4841명이던 장기기증자는 김 추기경이 선종한 2009년 18만5046명으로 늘어났다가 올해 9만5068명으로 줄었다. 의료 현장에서 장기 부족의 심각성을 느끼고 동참한 조원현 대한이식학회 이사장(58)은 “사회 저명인사들이 먼저 모범을 보여 장기기증을 하나의 문화로 만들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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