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연장과 신설, 국가산업단지 조성, 항구 개발, 그린시티 조성…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발표했거나 여야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놓은 각종 개발계획에 전국 부동산이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이를 틈타 이른바 ‘기획부동산’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총선 공약을 앞세워 개발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개발 가치가 사실상 없는 땅을 가격을 부풀려 파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부동산 플랫폼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올해 1~3월 수도권에서 토지 거래가 가장 많이 일어난 상위 10개 읍면동은 경기 화성시, 평택시, 용인시, 양평군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두 철도 개통이나 연장,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등 SOC 공약이 집중된 지역 근처였습니다.
이들 10개 읍면동에서 일어난 토지 거래 중 20%는 28개 필지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난 것으로 집계됩니다. 1개 땅을 평균 15개로 쪼개 팔았다는 의미입니다. 기획부동산 사기는 업자들이 개발이 힘든 맹지 등을 싼값에 매입한 뒤 지분을 잘게 쪼개 비싸게 되파는 식으로 이뤄지죠. 현지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분 거래가 10건 이상 일어난 땅은 기획부동산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최근 지인에게 평택시 토지 투자를 권유받은 자영업자 이모 씨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그는 “GTX A노선이 평택까지 연장되니 인근 임야를 사놓으면 이익이 날 것”이라는 말에 투자를 검토했는데, 막상 현장을 살펴보니 땅 시세는 제안받은 가격의 3분의 1 수준인 데다 소유자만 45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법인들은 일반인을 고용해 교육한 뒤 다단계 방식으로 지인에게 투자를 권유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쓰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액 토지투자 가능’, ‘소액 지분투자’ 등 홍보 글을 올리기도 합니다.
동아일보는 SOC 공약이 몰린 경기 평택시와 화성시 일대를 취재해 기획부동산 사기의 생생한 현장을 보도합니다. SOC 개발이라는 호재를 악용한 기획사기를 피하기 위해 알아야 할 정보와 주의점 등도 상세히 소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