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하는 데 성공하자 정부가 9.19 군사합의 무력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대북 정찰용 무인기를 휴전선 인근에 투입해 5년 간 중단됐던 대북 근거리 정찰 작업을 재개한 것입니다.
군은 22일 동·서부 군사분계선(MDL) 인근 복수 지역에서 군단·사단급 무인기 여러 대를 투입해 북한군의 장사정포 진지 동향 등에 대한 정찰 감시에 나섰습니다. 2018년 9·19 남북 군사합의 체결 이후 5년간 이들 무인기의 MDL 접근이 원천 차단되면서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죠. 이날 오전 8시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9·19 남북 군사합의의 비행금지구역 해제 조항의 효력을 정지하는 안건을 의결한 데 따른 겁니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현지에서 효력 정지안을 전자결재로 재가했습니다.
군은 21일 발사된 북한 군사정찰위성이 정상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정찰위성인 만리경-1호가 “괌 미군기지를 촬영했다”며 “12월 1일부터 정식 정찰 임무에 돌입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상 최초로 북한의 독자적인 대미 우주감시 위협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날 평양종합관제소를 방문해 22일 오전 9시 21분에 수신한 태평양 괌 상공에서 앤더슨 공군기지와 아프라항 등 미 주요 군사기지를 촬영한 항공우주사진을 본 뒤 더 많은 정찰위성의 운용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만리경-1호가 촬영한 위성사진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사실이라면 앤더슨 기지는 B-52H 등 한반도에 전개하는 미 전략폭격기가 출격하는 군사적 요지입니다. 아프라항은 미 전략핵잠수함의 기항지입니다.
한반도에 다시 군사적 긴장이 조성되는 듯합니다. 원인 제공은 핵개발을 이어 온 북한 김정은 정권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에는 이 식의 정면충돌이 근원적 해법일 수는 없습니다. 힘을 키우면서도 어떻게든 대화의 끈을 이어가려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