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대학에서 2학년 과정 수료 예정자는 편입 시험을 거쳐 다른 대학의 3학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편입학 제도입니다. 대학들은 매년 1, 2학년의 중도 탈락 규모를 조사하고, 교육부가 이를 반영해 편입생 모집 인원을 산정합니다. 편입생 모집이 늘었다는 것은 대학에서 1, 2학년 중도 탈락 규모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동아일보가 김영편입학원과 함께 교육부 대학 알리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전국 4년제 대학의 정원 내 편입학 모집인원이 총 3만9635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도(3만5180명)보다 4455명 늘어난 것입니다. 신입생 전체 모집인원(34만9124명)의 11.4%에 해당합니다. 대학들이 10명 중 1명은 편입학으로 신입생을 뽑는다는 뜻입니다. 최근 5년 새 편입생 규모가 가장 큰 규모인데, 이대로라면 곧 4만 명을 돌파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상위권 대학의 편입생 모집 규모가 가파르게 늘어났습니다. 주요 15개 대학의 편입생 모집인원은 2019년 1943명에서 올해 2653명으로 35.6%(692명) 급증했습니다. 고려대, 연세대는 약 2배 늘었고, 성균관대는 34명에서 246명으로 무려 8배나 뛰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의대 광풍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공계 최상위권 재학생들이 이른바 ‘의치한약수(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로 옮겨가기 위해 학업을 그만두고, 대학은 이들이 이탈한 숫자만큼을 편입생으로 채운다는 겁니다. 15개 주요 대학의 이공계 중도탈락 비율은 인문계의 2배였습니다. 문이과 통합수능도 편입생을 양산하는 원인 중의 하나입니다. 문과침공으로 이공계 상위권 학생들이 경영이나 경제학과로 입학했는데, 적성 문제로 그만두는 학생이 생긴다는 겁니다.
이런 편입 열풍은 대학 교육의 붕괴 등 부작용이 적지 않습니다. 대학 관계자는 “한 학과의 절반 이상이 학기 중에 나가버리니 폐강되는 강의가 속출하고 있다”고 하소연합니다. 강의가 사라지면 기존 학생들까지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 되는데, 신입생 충원이 힘든 지방대는 고사 위기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편입생을 4만 명을 모집하게 되면 지원자 숫자는 그 이상으로 늘어납니다. 결국 편입 열풍은 대학교육의 붕괴로 이어지고, 대입 재수생 양산으로 고3 학생들은 더 치열한 경쟁 구도에 내몰리게 됩니다. 취업난 속에 스펙을 업그레이드 하려는 대학생들만 탓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 대학에선 학교에 남아 공부할 학생을 제대로 선발할 자율권을 각 대학에 좀 더 주는 것을 대안으로 거론하고 있습니다. 문이과 통합수능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교육당국이 이런 현상을 방치만 해선 안 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