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매주 금요일

영감 한 스푼

미술관에서 만나는 다양한 창의성의 이야기로 한 스푼의 영감을 채워드립니다.

영감 한 스푼
  • 서양 미술사의 가장 미스터리한 그림, ‘시녀들’ [영감 한 스푼]

    최근 몇 년 동안 저는 들라크루아, 티치아노, 틴토레토 같은 작가들에게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라파엘로나 다빈치의 수학적 그림은 마음의 안정을 주는 반면, 이 작가들은 캔버스 속에 휘몰아치는 움직임이 느껴지거든요. 데이터로 설명되지 않는, 몸으로 터득한 감각이 펼쳐지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이런 맥락에서 올해 상반기 프라도 미술관을 다녀왔습니다. 뛰어난 색채로 유명한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화가들부터 루벤스, 안토니 반 다이크 등 감각적 플랑드르 예술, 여기에 아카데미 화풍을 과감하게 깨고 새로운 미술의 문을 연 인상파 화가들의 스승인 스페인 예술가들까지….프라도 미술관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을 연구하고 전시하는 큐레이터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먼저 대표작,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에 관해 프라도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해 온 큐레이터 하비에르 포르투스 페레스와 나눈 대화를 소개합니다.페레스는 프라도미술관의 중요한 컬렉션 중 하나인 17세기 스페인 미술의 보존과 연구를 담당하는

    • 2024-07-05
    • 좋아요
    • 코멘트
  • 젊은 현대 미술가들의 전략, 신화의 힘[영감 한 스푼]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방대한 세계관을 이어가고 있는 ‘스타워즈’. 첫 트릴로지의 마지막 편인 ‘제다이의 귀환’을 발표한 1983년 조지 루커스 감독은 자신의 집으로 79세의 학자를 초대해 영화를 보여주는데요. 그는 ‘20세기 최고의 신화 연구자’로 꼽힌 조지프 캠벨(1904~1987). 루카스는 캠벨이 해석한 신화들 덕분에 ‘스타워즈’를 쓸 수 있었다며 캠벨에게 경의를 표했습니다. 고전이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탐구와 시대를 뛰어넘는 공감으로 살아남는 것이라면, 신화는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예술 작품 중 하나일 것입니다

    • 2024-06-14
    • 좋아요
    • 코멘트
  • 마르지 않는 샘, 신화의 힘[김민의 영감 한 스푼]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방대한 세계관을 이어가고 있는 ‘스타워즈’. 첫 트릴로지의 마지막 편인 ‘제다이의 귀환’을 발표한 1983년, 조지 루커스 감독은 자기 집으로 79세의 학자를 초대해 영화를 보여주는데요. 그는 ‘20세기 최고의 신화 연구자’로 꼽힌 조지프 캠벨(1904∼1987)입니다. 루커스는 캠벨이 해석한 신화들 덕분에 ‘스타워즈’를 쓸 수 있었다며 캠벨에게 경의를 표했습니다. 고전이 인간 본성에 관한 깊은 탐구와 시대를 뛰어넘는 공감으로 살아남는 것이라면, 신화는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고전 예술 중 하나일 것입니다. 이번엔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눈길을 끈 두 국가관의 모습, 그 속에 드러난 신화의 끊임없는 생명력에 관해 소개합니다.작은 폭포는 깊고 푸른 바다가 되어 지난번 뉴스레터에서 독일관을 소개했는데요. 사실 베네치아 자르디니 공원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감각을 사로잡았던 것은 바로 프랑스관이었습니다. 전시장에 입장하면 부드러운 형광의 설치 조형물이 곳곳에

    • 2024-06-12
    • 좋아요
    • 코멘트
  • 앤디 워홀이 그린 요셉 보이스 초상이 서울에 [영감 한 스푼]

    ‘팝 아트의 제왕’ 앤디 워홀의 작품이 타데우스 로팍 서울 포트힐 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워홀의 작품이라고 하면 메릴린 먼로, 믹 재거 같은 팝 스타나 캠벨 수프 등 대중문화를 떠올리게 되는데요.이번 전시는 독특하게도 워홀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현대 미술가 요셉 보이스의 초상만을 여러 점 공개해 눈길을 끕니다.워홀과 보이스의 첫 만남, 그리고 그가 어떻게 보이스를 작품에서 풀어냈는지. 타데우스 로팍 대표와의 인터뷰를 곁들여 소개합니다. 역사적 첫 만남, 사진으로 남긴 워홀워홀이 보이스를 그렸다는 점이 독특한 이유는, 제겐 두 작가의 작업 방향이 서로 대척점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보이스는 나무 7000그루를 심도록 독려하는 캠페인을 퍼포먼스 작품으로 승화하거나, 누구나 교육받을 수 있는 ‘자유국제대학’을 설립하고 강의 자체를 퍼포먼스 예술로 승화하고, 또 강의를 한 칠판을 작품으로 남긴 바 있는데요.이런 그의 작업들은 과거 예술가가 회화나 조각을 만들었듯, 이제는

    • 2024-05-31
    • 좋아요
    • 코멘트
  •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는 어땠나[영감 한 스푼]

    2년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가장 오래된 국제 미술 전시’, 베니스 비엔날레가 4월 20일 개막했습니다.요즘 미술인들은 만나면 “베니스 비엔날레 어땠냐”는 질문을 인사처럼 나누고 있는데요.프리뷰 기간인 4월 16~19일 찾은 베네치아에서는 마리아 발쇼 영국 테이트 미술관장, 아담 와인버그 미국 뉴욕 휘트니미술관장 등 국제 미술사를 이끄는 기관장들은 물론 비엔날레에 각국을 대표해 참가한 수많은 큐레이터와 작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이번 비엔날레의 본전시는 역사상 첫 남미 출신 예술 감독인 아드리아누 페드로자가 기획을 맡아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를 주제로 펼쳐졌습니다.지난주에는 화제의 국가관과 병행 전시를 소개했는데, 오늘은 메인 전시인 국제전 리뷰를 보내드립니다.점잖은 큐레이팅, 돋보인 작품베니스 비엔날레 국제전은 자르디니 정원 내 중앙 파빌리온 전시장, 과거 조선소 겸 무기공장인 아르세날레 전시장 두 곳에서 나눠서 열립니다.중앙 파빌리온은 화이트 큐브의 성격이 강하고,

    • 2024-05-24
    • 좋아요
    • 코멘트
  • 불확실하고 일시적인 것들의 아름다움 [영감 한 스푼]

    인공지능(AI)이 미치는 영향은 미술계에서도 뜨거운 화두입니다.이에 관해 최근 ‘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의 저자 마틴 푸크너 하버드대 교수의 대담을 들었는데요.‘AI와 창의성’을 주제로 한 대담에서 푸크너 교수는 ‘문화’를 아래의 말로 정의했습니다.“문화는 의미를 만드는 행위죠.인류가 자연을 변화시키며 축적해온 과학, 기술적 지식이 ‘노하우’(know-how)라면,문화는 ‘노와이’(know-why)입니다. 우리는 왜 지구에 있고, 어떤 상황에 처해 있으며, 왜 사는지 이해하려는 노력이라는 것입니다.”AI에 관한 담론도 흥미롭지만 문화에 관한 정의가 제겐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예술도 이미 100년 전부터 ‘노와이’의 영역으로 확장됐는데 종종 ‘노하우’만 있는 것으로 오해받기 때문입니다.오늘은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주목받은 두 전시로 최전선의 현대미술이 제시한 ‘노와이’는 어떤 모습인지 소개합니다.2시간 기다려 관람한독일관 전시 ‘문턱들’아주 복잡한 구조로 경계를 흐리며 독일관

    • 2024-05-17
    • 좋아요
    • 코멘트
  • 베네치아에서 만난 현대미술 최전선의 화두[김민의 영감 한 스푼]

    인공지능(AI)이 미치는 영향은 미술계에서도 뜨거운 화두입니다. 이에 관해 최근 ‘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의 저자 마틴 푸크너 하버드대 교수의 대담을 들었는데요. ‘AI와 창의성’을 주제로 한 대담에서 푸크너 교수는 ‘문화’를 아래의 말로 정의했습니다. “문화는 의미를 만드는 행위죠. 인류가 자연을 변화시키며 축적해온 과학, 기술적 지식이 ‘노하우(know-how)’라면, 문화는 ‘노와이(know-why)’입니다. 우리는 왜 지구에 있고, 어떤 상황에 처해 있으며, 왜 사는지 이해하려는 노력이라는 것입니다.” AI에 관한 담론도 흥미롭지만 문화에 관한 정의가 제겐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예술도 이미 100년 전부터 ‘노와이’의 영역으로 확장됐는데 종종 ‘노하우’만 있는 것으로 오해받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주목받은 두 전시로 최전선의 현대미술이 제시한 ‘노와이’는 어떤 모습인지 소개합니다. 2시간 기다려 본 독일관 ‘문턱들’ 베니스 비엔날레 개막 직전 관계자와 미디어

    • 2024-05-15
    • 좋아요
    • 코멘트
  • 모리스 “루이스 부르주아? 내겐 늘 두려웠던 존재!”[영감 한 스푼]

    지난주에 이어 프란시스 모리스 전 테이트모던 관장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모리스 관장의 학창 시절과 젊은 큐레이터였을 때 일화, 그리고 테이트 모던 터빈홀을 커다란 거미로 채운 루이스 부르주아와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가 준비되어있습니다. 오늘 평소보다 분량이 약 1.5배 정도 되는데요. 궁금할 독자분들이 분명히 계실 것 같아 자세히 소개드립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뉴스레터에서 모리스의 이야기를 통해 영국 테이트 모던 미술관이 2000년대 초반 처음 문을 열 때, 시대와 사조에 따라 이뤄지는 큐레이팅 방법론을 버리게 된

    • 2024-05-10
    • 좋아요
    • 코멘트
  • 전통 미술사 버린 테이트 모던, 미술관을 바꾸다 [영감 한 스푼]

    현대 미술을 접할 때 많은 사람들은 미술에 대한 ‘지식’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내가 아는 것이 없어” 작품을 볼 줄 모르고, 그래서 “현대 미술은 어렵고 난해하다”고 겁을 먹기도 하죠.이때 흔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다다, 초현실주의,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같은 용어들, 또 그 사조가 갖는 의미일 것입니다.그런데 요즘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이나 영국 테이트 모던 같은 미술관에 가면 이런 사조를 지우거나 감추고 있다는 걸 아시나요?그 ‘사조 지우기’가 수십 년 전부터 시작된 일이라면 어떨까요?국제 미술사를 이끄는 미술 기관들의 움직이는 방향을 보면 미술은 이제 ‘아는 만큼 보인다’가 아니라 ‘보이는 만큼 안다’를 표방하고 있습니다.그런 태도를 강력하게 실천해 온 기관 중 하나인 영국 테이트 모던의 개관 멤버이자, 명예 관장인 프랜시스 모리스를 만났습니다.요즘 미술관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우리는 그곳에서 무엇을 봐야 할지 모리스와 인터뷰를 통해 소개합

    • 2024-05-03
    • 좋아요
    • 코멘트
  • 뭉크가 그린 불안과 외로움의 방[김민의 영감 한 스푼]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방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곳엔 사람이 7명이나 되지만, 어딘가 허전하고 텅 빈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림 속 인물 중 1명은 정면을 보고 있지만 나머지는 모두 고개를 떨구고 있죠. 무엇보다 누구도 서로 눈을 맞추거나 쳐다보지 않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손을 잡거나 기댄 사람도 없이 모두가 섬처럼 뚝 떨어진 모습. 사람으로 가득하지만 모두가 저마다의 외로움에 잠겨 있는 이 작품은 에드바르 뭉크(1863∼1944)가 1893년 그린 ‘병실의 죽음’입니다.누나 소피의 죽음 이 그림은 아픈 사람이 머무는 곳인 ‘병실’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병실의 주인은 뭉크보다 한 살 많은 누나 요한네 소피(1862∼1877)인데요. 침대에 누워있어야 할 그녀는 마지막 순간 답답함을 호소하며 의자로 옮겨달라고 한 뒤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있는 거의 보이지 않는 인물이 소피입니다. 소피를 마주 보고 두 손을 모아 기도를

    • 2024-04-17
    • 좋아요
    • 코멘트

뉴스레터 구독 해지

뉴스레터 및 마케팅 정보 수신 동의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시기 위해 뉴스레터 및 마케팅 정보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