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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 한 스푼

미술관에서 만나는 다양한 창의성의 이야기로 한 스푼의 영감을 채워드립니다.

영감 한 스푼
  • 수줍음 없는 비너스의 정체 [영감 한 스푼]

    16세기 이탈리아 우르비노 공국 공작의 아들은 베네치아 최고 화가였던 티치아노의 작업실을 방문합니다.티치아노에게 초상화를 의뢰했기 때문입니다. 초상화를 위해 모델을 서고 있던 공작 아들, 작업실에 놓인 그림 한 점이 그의 눈에 들어옵니다.모델을 마치고 작업실을 떠난 그는 어머니와 주고받은 편지에서 이런 말을 남깁니다.“그 ‘여자 누드(donna nuda)’를 꼭 갖고 싶은데, 티치아노가 다른 사람한테 팔아 버리면 어떡하죠?”노심초사하던 공작 아들은 수개월 뒤 공작의 지위를 물려받고 마침내 그 그림을 손에 넣게 됩니다.이 그림은 티치아노의 대표작이자 이탈리아 우피치 미술관 하면 많은 사람이 떠올리는 작품, ‘우르비노의 비너스’입니다.직선 속 부드러움의 극치우르비노의 공작은 이 그림에서 무엇을 보고 반한 걸까요. 우선 진주 귀걸이를 하고 곱슬곱슬한 금발을 풀어 헤친 여인의 아름다움에 매료됐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그런데 단순히 여인의 외모가 예쁘다고 모든 그림이 아름다워 보일 수 있는

    • 202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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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줍음 없는 비너스의 정체[김민의 영감 한 스푼]

    16세기 이탈리아 우르비노 공국 공작의 아들은 베네치아 최고 화가였던 티치아노의 작업실을 방문합니다. 티치아노에게 초상화를 의뢰했기 때문입니다. 초상화를 위해 모델을 서고 있던 공작 아들, 작업실에 놓인 그림 한 점이 그의 눈에 들어옵니다. 모델을 마치고 작업실을 떠난 그는 어머니와 주고받은 편지에서 이런 말을 남깁니다. “그 ‘여자 누드(donna nuda)’를 꼭 갖고 싶은데, 티치아노가 다른 사람한테 팔아 버리면 어떡하죠?” 노심초사하던 공작 아들은 수개월 뒤 공작의 지위를 물려받고 마침내 그 그림을 손에 넣게 됩니다. 이 그림은 티치아노의 대표작이자 이탈리아 우피치 미술관 하면 많은 사람이 떠올리는 작품, ‘우르비노의 비너스’입니다.직선 속 부드러움의 극치 우르비노의 공작은 이 그림에서 무엇을 보고 반한 걸까요. 우선 진주 귀걸이를 하고 곱슬곱슬한 금발을 풀어 헤친 여인의 아름다움에 매료됐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여인의 외모가 예쁘다고 모든 그림이 아름다워 보

    • 202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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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스터리로 가득한 보티첼리의 정원 [영감 한 스푼]

    오렌지 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숲. 풀과 꽃들이 화려한 양탄자처럼 깔린 이곳에 투명하고 가벼운 실크 같은, 고급스러운 천을 두른 사람들이 서 있습니다.가장 왼쪽에 있는 남자는 날개가 달린 가죽 샌들을 신고 있고, 그 옆 세 여인은 반투명한 흰색 드레스에 진주 머리 장식, 화려한 목걸이를 달고 춤을 추고 있네요.정중앙에 선 여자가 신은 신발은 지금 신어도 어색하지 않을 디자인입니다. 무려 500여 년 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그려진 이 그림, 산드로 보티첼리의 작품 ‘프리마베라’입니다.유명하지만 수수께끼인 그림‘봄’으로도 불리는 이 작품은 이탈리아 우피치 미술관에 보티첼리의 또 다른 대표작 ‘비너스의 탄생’과 함께 걸려 있습니다.두 작품은 1990년대 이후 패션 디자인이나 팝 가수들의 화보 같은 대중문화에서도 자주 등장했는데요.이를테면 ‘비너스의 탄생’은 가수 레이디 가가의 2013년 앨범 ‘아트팝’ 재킷 사진에, ‘프리마베라’는 비욘세가 쌍둥이를 낳고 찍은 화보에서 패러디했습니다.덕분에

    • 2025-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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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스터리로 가득한 보티첼리의 정원[김민의 영감 한 스푼]

    오렌지 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숲. 풀과 꽃들이 화려한 양탄자처럼 깔린 이곳에 투명하고 가벼운 비단 같은, 고급스러운 천을 두른 사람들이 서 있습니다. 가장 왼쪽에 있는 남성은 날개가 달린 가죽 샌들을 신고 있고, 그 옆 세 여성은 반투명한 흰색 드레스에 진주 머리 장식과 화려한 목걸이를 달고 춤을 추고 있네요. 정중앙에 선 여성이 신은 신발은 지금 신어도 어색하지 않을 디자인입니다. 무려 500여 년 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그려진 이 그림, 산드로 보티첼리(1445∼1510)의 작품 ‘프리마베라’입니다.유명하지만 수수께끼인 그림‘봄’으로도 불리는 이 작품은 이탈리아 우피치 미술관에 보티첼리의 또 다른 대표작 ‘비너스의 탄생’과 함께 걸려 있습니다. 두 작품은 1990년대 이후 패션 디자인이나 팝 가수들의 화보 같은 대중문화에서도 자주 등장했는데요. 이를테면 ‘비너스의 탄생’은 가수 레이디 가가의 2013년 앨범 ‘아트팝’ 재킷 사진이, ‘프리마베라’는 비욘세가 쌍둥이를 낳고 찍은 화

    • 202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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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바다에 잠기다🤿…제임스 터렐 개인전 [영감 한 스푼]

    “저는 여러분이 안개나 구름이 자욱한 곳을 비행하는 조종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럴 땐 앞에 보이는 것이 없으니, 계기판에 의존해야 하죠.또는 눈보라가 몰아쳐서 온통 흰색만 보이는 곳에서 스키를 탄다고 생각해 보세요.”미국 작가 제임스 터렐의 작품이 페이스갤러리 서울 개인전 ‘리턴’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이 전시는 ‘글라스워크’ 연작 4점과 신작 ‘웨지워크’ 등 설치 작품 5점과 판화 20점을 소개합니다.전시 개막을 앞두고 11일 한국을 찾은 터렐은 지평선이 사라지고 경계를 알 수 없는 어지러운 공간 속에서, 관객들이 내면에 각자 갖고 있는 ‘빛’을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자세한 내용을 전해드립니다.나의 인식이 세상을 구성한다터렐이 말한 내용 중 인상 깊었던 것은 ‘지평선(horizon) 없는 풍경’에 대한 비유였습니다.안개나 구름 속으로 들어가는 조종사, 눈보라로 온통 흰 풍경 속의 스키 타는 사람처럼 관객이 느끼기를 바란다는 것인데요.터렐은 이런 공간에서 우리가

    • 2025-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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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북한 산딸기가 마음을 울릴 때 [영감 한 스푼]

    새빨간 산딸기가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제철을 맞아 물이 오른 산딸기가 그득한 바구니 아래 종이처럼 하얀 카네이션 두 송이가 놓여 있네요.흰 카네이션이 조명처럼 밝혀주는 ‘산딸기 산’은 촉촉한 윤기로 반지르르 빛이 납니다.하나 꺼내어 입에 넣으면 새콤한 맛이 팡팡 터질 것 같은 광경.작가는 이 그림을 보고 나도 모르게 입안에 침이 고일 사람들의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유리잔에 물을 담아 그려 놓았습니다.보는 사람의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그림, 프랑스 화가 장 바티스트 시메옹 샤르댕(1669~1779)의 ‘산딸기 바구니’입니다.일상의 감칠맛을 담은 화가샤르댕은 18세기 프랑스 화가로 동물과 과일을 소재로 한 정물화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습니다.솜씨가 좋은 목수의 아들로 태어난 샤르댕은 소박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평생 대부분을 파리에서 보냈습니다.그런 그가 그림에 담은 것은 일상에서 누구나 발견하는 과일이나 컵, 물병 같은 물건들 혹은 부르주아나 노동 계층의 삶 속 순간을 담은 풍속화였습니다.당

    • 2025-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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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북한 산딸기가 마음을 울릴 때[김민의 영감 한 스푼]

    새빨간 산딸기가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제철을 맞아 물이 오른 산딸기가 그득한 바구니 아래 종이처럼 하얀 카네이션 두 송이가 놓여 있네요. 흰 카네이션이 조명처럼 밝혀주는 ‘산딸기 산’은 촉촉한 윤기로 반지르르 빛이 납니다. 하나 꺼내어 입에 넣으면 새콤한 맛이 팡팡 터질 것 같은 광경. 작가는 이 그림을 보고 나도 모르게 입안에 침이 고일 사람들의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유리잔에 물을 담아 그려 놓았습니다. 보는 사람의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그림, 프랑스 화가 장 바티스트 시메옹 샤르댕(1669∼1779)의 ‘산딸기 바구니’입니다.일상의 감칠맛을 담은 화가 샤르댕은 18세기 프랑스 화가로 동물과 과일을 소재로 한 정물화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솜씨가 좋은 목수의 아들로 태어난 샤르댕은 소박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평생 대부분을 파리에서 보냈습니다. 그런 그가 그림에 담은 것은 일상에서 누구나 발견하는 과일이나 컵, 물병 같은 물건들 혹은 부르주아나 노동 계층의 삶 속 순간을 담은 풍

    • 202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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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커는 왜 ‘이 예술가’를 좋아했을까? [영감 한 스푼]

    팀 버튼 감독이 만든 영화 ‘배트맨’(1989)에는 조커가 고담시의 미술관에 난입해 각종 명화를 파괴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잭 니콜슨이 연기한 조커는 부하들과 함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렘브란트, 드가, 르누아르의 명화에 새빨간 페인트를 뿌리거나 손바닥 자국을 찍고 마구 낙서를 하며 파티를 즐기죠.그러다 조커는 한 작품 앞에서 갑자기 부하를 제지하며 이렇게 말합니다.“이건 꽤 마음에 드니까 망가뜨리지 말고 둬.”조커가 반한 그림 속에는 보라색으로 변한 교황이 고통스러운 듯 고함을 지르고 있고, 그의 양 옆으로 도축돼 반으로 갈라진 소의 고깃덩이가 걸려 있습니다.공포스러운 장면을 담은 이 작품은 프랜시스 베이컨이 1954년 그린 ‘고기와 함께 있는 인물’. 조커는 베이컨의 작품에서 무엇을 보았던 걸까요?“충격적이고 불쾌한” 교황의 초상아일랜드에서 태어난 20세기 영국 화가인 베이컨은 인간의 내면적 고통과 불안, 고독, 공포를 강렬하게, 심지어는 폭력적인 시각 언어로 표현한 것으로 유

    • 202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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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성한 황금이 피와 분노로 변하던 순간[영감 한 스푼]

    스페인에 식민 지배를 당하던 16세기 남미 아마존의 열대 우림.제국주의자들이 탐내는 금이 쏟아지던 이곳에서 식민 당국은 토착 부족을 강제 노역에 동원해 금광에서 무자비하게 부려먹었습니다.광기에 가까울 정도로 금에 집착하며 마구잡이로 약탈해가는 기이한 광경에 원주민들은 이렇게 묻습니다.“당신들은 황금을 먹기라도 하는 것인가?”그럼에도 아랑곳 않고 혹독한 착취를 가하는 침략자들에게 원주민들은 참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입니다.그리고 반란을 일으켜 스페인 감독관들을 붙잡고 끔찍한 형벌을 가합니다. 그들의 입을 벌리고 그 안으로 펄펄 끓는 금을 부어 버린 것입니다.아즈텍 사람들은 금을 ‘신의 똥’이라 부르며 신성하게 여겼는데요.그들에게 금은 태양신이 땅에 빛과 에너지를 전해주고 남은 흔적이었고, 아름답고 귀한 금속이지만 그것은 축적의 대상이 아닌 신성한 의례를 위한 것이었습니다.그런 금을 감독관의 입으로 부어버리는 장면은 의미심장합니다. 아즈텍 사람들에게 ‘신의 똥’이었던 황금이 탐욕 앞에서

    • 2025-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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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속에 갇혀버린 피카소의 뮤즈[영감 한 스푼]

    와장창 깨져서 금이 간 유리창 같은 그림 속 여인이 손수건을 이빨로 잘근잘근 깨물며 울고 있습니다.여인은 빨간 모자에 푸른색 브로치를 달고, 긴 머리카락을 가지런하게 빗어 넘긴 모습이지만, 그의 얼굴 한가운데는 흑백 사진처럼 모든 색이 사라지고 불안한 손가락과 치아만 강조돼 있습니다.빨강, 파랑, 초록, 노랑의 경쾌한 색채를 갖고 있음에도 초조한 모습의 이 여인은 바로 파블로 피카소가 한때 사랑했던 여자, 도라 마르입니다.‘우는 여인’이라는 제목을 갖고 있는 이 그림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면서 마르는 영원히 ‘우는 여자’로 기억되고 맙니다.피카소는 왜 연인을 이렇게 그렸던 걸까요? ‘그림 속에 갇혀버린 뮤즈’, 마르와 피카소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피 묻은 장갑의 여인피카소와 마르의 첫 만남은 드라마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장소는 프랑스 파리의 예술가들이 자주 오갔던 카페 ‘레 되 마고(Les Deux Magots).’ 함께 아는 친구였던 시인 폴 엘뤼아르의 소개로

    • 202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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