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적 지위와 구강건강과의 상관관계

  • 입력 2016년 11월 2일 09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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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는 개인이 치과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이라기보다는 치과적인 상식에 가깝다. 치과에는 많은 사람이 내원하며, 대부분 구강위생관리가 불량한 경우가 많다. 특히 경험상 야간진료 시간대와 토요일에 내원하시는 분들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분들이 다른 시간대에 내원하는 사람보다 이를 차이나게 잘못 닦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왜 이러한 현상이 관찰될까?

스트레스가 치아건강을 악화시킨다

야간진료나 토요일에만 시간이 허용되는 환자분들의 경우, 생업이 바쁘고 직장에서 병원에 여유 있게 갈 사정이 안 되기에, 바쁜 일상을 보내느라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확률이 높다. 일전의 칼럼에서 면역력이 치아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은 한 바가 있다.

그 내용을 다시 요약하여 설명하면 이를 정말 잘 닦아 치아세균막 관리가 아주 철저하여 입안에 세균이 없다면, 아무리 면역력이 떨어져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이는 이미 동물실험에서 입증된 바가 있다). 하지만 구강위생관리가 약간씩 불량한 사람들이 대다수인 현실 상황에서는 스트레스가 치아건강 악화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특히 사회경제적인 지위가 치과질환의 발생빈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적당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서, 규칙적으로 수면하고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의 강도가 크지 않을수록 구강건강이 유지될 확률이 높다.

반면에 휴식을 잘 취하지 못하며 일상생활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이를 풀기 위해 음주나 흡연 등의 면역력 및 구강건강을 해치는 행위를 자주하면, 세균막이 치아와 잇몸에 위해를 끼칠 확률이 올라간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스트레스는 병인론(etiology)에서 매우 중요한 기여요인(contributing factor)이나 병원이 개입해서 조절할 수 있는 요소는 아니다. 그렇기에 병원에서는 그 이전 단계 원인인 세균막을 완전히 없애버리고 관리하려는데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한계에 봉착하곤 한다.

간단한 치위생습관이 치아건강을 지킨다
사회·경제적인 지위나 스트레스를 개선하는 방법은 치료영역이 아니라 거시적이고 정치학적인 주제가 될 수밖에 없다. 최소한의 급여,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환경 등은 의료인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가 개선하려 노력해야 될 끝없는 숙제이기 때문이다.

사실 치과의사로서 보았을 때 일반인들이 치아를 관리하는 역량의 차이는 크지 않다. 아주 못 닦는 경우와 아주 관리를 잘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느 정도는 치아사이나 잇몸과 치아사이에 세균막이 끼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이를 완전히 깨끗하게 관리할 방법은 존재하며, 그렇기에 병원에서는 환자 스스로 치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알려주려 한다.

사실상 개인이 할 방법은 간단하다. 치간칫솔을 하루에 한 번은 쓰며 칫솔질 시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길고 꼼꼼하게 닦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칫솔질이 바른지 병원에서 지속적으로 점검받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들만이 현재와 같이 복잡한 세상에서 환자 스스로 치아를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필자는 믿는다.



글= 칼럼니스트 조현재 (예방치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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