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 끝내기 이득을 보려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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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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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9단 ● 강지성 8단
본선 16강전 8국 6보(122∼142) 덤 6집 반 각 3시간

승부에선 상대를 두려워해서도, 경시해서도 안 된다. 그것이 중용이자 조화다. 중용의 길을 가는 건 아슬아슬한 줄타기나 마찬가지. 상대가 강하다는 걸 잊으려고 애써도 불쑥 그 모습을 드러내 위축시킨다.

강지성 8단도 처음엔 이세돌 9단에 맞서 패기있게 잘 싸웠다. 이 9단의 방향착오에 힘입어 눈에 보이는 우세도 확보했다. 그런데 ‘두려움’이 어느새 다가와 강 8단에게 쓸데없는 가일수를 하게 만들었다. 이후 흐름이 바뀌었다.

지금은 우변 흑대마가 사는 것이 급선무. 흑 ○의 효과는 흑 25, 27이 선수가 된다는 것. 흑 29를 둘 여유가 생겼다. 만약 백이 참고 1도 1로 흑 대마를 잡으러 가면 흑 2로 빠져나오는 수가 있다. 흑 8까지 거꾸로 백이 잡힌다.

물론 백은 32, 34로 계속 파호하며 흑을 위협하지만 흑이 집을 낼 수 있는 공간이 많아졌다. 흑도 한숨을 돌린 것.

백도 공격하면서 기분은 냈지만 이 흑을 별 이득 없이 살려주면 형세가 좋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 백 42의 가벼운 응수타진을 했을 때가 문제였다. 그냥 참고 2도 흑 1로 받았으면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흑 9까지 탈 없이 살 수 있다. 흑 43은 참고 2도 흑 1에 비해 끝내기로는 약간이나마 이득이다. 하지만 이 9단의 레이더망에 흑 43이 실수라는 것이 파악됐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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