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 장소서…"후다닥…" 진행된 주권 이양식

  • 입력 2004년 6월 28일 2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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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앞당겨진 이라크 주권 이양식은 의외의 장소에서 순식간에 치러졌다. 미국 주도의 연합군측과 이라크 과도정부 핵심인사만이 참석한 ‘그들만의 행사’였다.

주권 이양식은 바그다드 중심부 ‘그린존’에 있는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IGC) 본부의 한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18세기 유럽 가구로 장식된 이 사무실에 모인 가지 알 야와르 이라크 과도정부 대통령 등 참석자 6명은 작은 이라크 국기가 꽂힌 테이블 주변에 앉아 있다가 행사가 시작되자 모두 일어섰다.

폴 브리머 미군정 최고행정관은 시종 웃는 표정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546호에 의해 연합군 임시행정처(CPA) 임무가 종료되고 이라크 과도정부가 완전한 주권을 행사한다”고 주권 이양 문건을 낭독했다.

자신을 ‘전직 CPA행정관’이라고 밝힌 브리머 행정관은 푸른색 표지에 담긴 주권 이양 문건을 오전 10시26분(현지시간) 미다트 알 마모디 대법원장에게 건넸고 마모디 대법원장이 다시 야와르 대통령에게 전달함으로써 주권이양 절차는 순식간에 마무리됐다.

국민들이 참석하는 공개적인 주권 이양식은 없었다. 과도정부는 주권 이양식 후 과도정부 인사들만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취임을 겸한 기념행사를 가졌다.

주권 이양 문건을 넘겨받은 야와르 대통령은 “우리는 CPA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게 할 것”이라며 “과거로 되돌아가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행사에 참석한 이야드 알라위 총리는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우리는 현 상황과 치안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주권 이양식에는 미국측에서 브리머 행정관과 마크 키미트 준장, 이라크측에서는 야와르 대통령, 알라위 총리, 마모디 대법원장이 참석했으며 영국측에서 데이비드 리치먼드 부행정관이 참석했다. 로이터통신 등 일부 외신기자들도 참석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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