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교장상 받은 유대인지역 초등교 교장 김순지씨

  • 입력 2002년 8월 14일 18시 07분


“정열을 갖고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추구하면 꿈이 이뤄진다고 봐요. 꿈은 간절히 원한다고 이뤄진다기보다는 간절히 노력할 때 이뤄지는 게 아니겠어요.”

미국에서도 자녀교육에 관한 한 까다롭기로 소문난 유대인 거주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10년째 교장으로 재직 중인 한국인 여성 김순지(金純枝·미국명 수지 K 오·58·사진)씨.

그가 최근 ‘미국 공립학교 교장단 연수회’참가를 위해 귀국, 모교인 경북대(영어교육학과 63학번)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후배들과 만났다.

그가 교장으로 몸담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시의 서드 스트릿 초등학교는 교육열이 별나기로 소문난 유대인 자녀들이 재학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곳.

10년째 이 학교에서 교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6월 캘리포니아주에서 주는 ‘올해의 교장상’을 받아 교육자로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았다.

김씨는 여고 재학 시절 일본에서 열린 세계인 토론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 뒤 ‘넓은 세상에서 꿈을 펼치겠다’고 마음먹고 67년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갔다. 이후 미국 남캘리포니아대(USC)에서 교육학 석사 과정을 이수한 뒤 74년 이민자 자녀들이 주로 다니는 커뮤니티 어덜트 스쿨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배타적인 미국 교직사회에서 처음엔 소수민족 출신인데다 여성이라는 약점 때문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하루종일 기운이 소진될 정도로 공부하고 노력했으며 매일 밤 하루 일과를 더듬으며 내 목표에 얼마나 다가섰는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런 각고의 노력 끝에 김씨는 평교사 생활 9년 만에 장학사에 오른 뒤 로스앤젤레스 교육구 장학사, 교감 등을 거쳐 교직생활 19년 만인 93년 교장직에 올랐다.

그는 “미국 교직사회에서는 ‘백인 남성이 아니면 교장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당시 불문율이었기에 평소 백인 남성보다 세 배 이상 노력했다”며 “끊임없는 자기관리가 미국 땅에서 나를 지탱해 온 밑거름”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스스로 진취적인 생각과 포부를 가슴속에서 꺼내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후배들에게 충고하며 자신의 좌우명은 ‘나 자신으로 인해 한 사람이 편하게 사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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