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스타]취보 “중국 본선 진출 내 발을 믿어라”

  • 입력 2001년 8월 29일 18시 40분


중국이 온통 축구때문에 난리가 났다.

25일 중국 선양에서 열린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중국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3-0으로 꺾고 월드컵 본선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중국인들은 요즘 그토록 갈망하던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을 한 껏 부풀리고 있다.

2002월드컵을 향한 중국인들의 열정은 어느 대회보다도 뜨겁다. 월드컵 예선을 통과할 경우 중국축구협회가 대표팀에 500만 위안(약 7억5000만원)의 포상금을 준다고 약속했을 정도.

13억 인구를 가진 큰 나라임에도 중국은 월드컵 본선무대를 단 한번도 밟아보지 못했다. 번번이 중국의 발목을 잡았던 것은 다름아닌 한국. 월드컵 예선을 포함, 역대 국가대표간 경기(A매치)에서 중국은 단 한차례도 한국을 이겨본 적이 없다. ‘공한증(恐韓症)’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이 이상하지 않다.

당연히 한국이 월드컵 예선에 출전하지 않는 내년 월드컵이 중국으로선 절호의 기회다. 그리고 요즘 중국은 월드컵 본선으로 중국을 이끌 ‘샛별’의 탄생에 열광하고 있다.

‘신세대 스트라이커’ 취보(20·칭다오 하이니우)가 바로 그다.

취보는 지난해 11월 아시아청소년선수권 한국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면서 일약 스타로 뛰어올랐다. 중국의 1-0 승. 비록 국가대표팀의 경기는 아니었지만 중국이 한국을 꺾은 것은 82년 싱가포르에서 벌어진 아시아청소년대회 지역 예선 이후 18년만의 일이었다.

올해 아르헨티나 세계청소년축구에서도 취보는 단연 빛났다. 취보는 중국 선수중 유일하게 골을 기록한 선수. 취보는 미국과의 예선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중국의 1-0 승리를 이끌었고, 이 승리는 곧바로 중국의 16강 진출로 이어졌다. 우승팀 아르헨티나에 1-2로 아쉽게 무릎을 꿇은 16강전에서도 취보는 동점골을 터뜨렸다. 당시 취보는 다리와 가슴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였지만, 교체 투입돼 기어이 골을 터뜨렸다. 취보는 경기 직후 바로 병원으로 후송됐다. 그라운드에서는 이렇듯 투지넘치는 ‘파이터’의 면모를 보여주지만 일상 생활로 돌아가면 홍콩 여가수 장바이츠의 공연에 열광하는 전형적인 신세대.

취보는 지난해 중국 1부 리그인 갑조에서 팀내 최다인 8골을 잡아내 견실한 스트라이커로 성장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 말 대표팀에 합류한 취보는 올해 1월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잡아내 밀루티노비치 감독의 눈에 들었다.

물론, 취보가 아직 관록이나 지명도에서는 중국 최고의 스타인 하오하이둥(31·다렌)이나 리진위(24·랴오닝)에 못 미치는 것은 사실. 그러나 현재의 성장 속도라면 내년 월드컵에서 취보는 ‘깜짝 스타’로 세계를 놀라게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취보는 누구?

▽생년월일 :1981년7월15일

▽출생지 :톈진

▽체격조건 :1m78,72kg

▽소속팀 :톈진(1997), 칭다오 하이니우(2000∼)

▽좋아하는 선수 :마이클 오언(리버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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