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진필중, 두산 수호신 맞아?

  • 입력 2001년 7월 13일 16시 24분


국내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라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 2시즌 동안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했던 두산의 진필중이 마무리에서 선발로 보직 변경 이후 실망스러운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 선발로 나서기 시작한 진필중은 초반은 그럭저럭 승리를 챙겼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12일 현재 5승 3패 11세이브의 평범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것.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방어율이다. 진필중의 현재 방어율은 3.81, 구원왕에 올랐던 99시즌과 2000시즌의 방어율은 각각 2.37과 2.34였다.

선발 투수이기 때문에 방어율이 약간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1점 이상의 차이가 나고 있고 한 번 점수를 내주기 시작하면 그냥 무너진다는 것도 큰 약점.

최근 선발로 출장했던 롯데와 해태의 두 경기에서는 초반에 6실점하며 조기 강판당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150km초반에 이르는 강속구를 가지고 있는 진필중이 이렇게 얻어맞는 이유는 제구력이 말을 듣지 않고 있기 때문.

마무리의 경우 공격적인 피칭을 통해 20~30개의 공을 던져 승부를 내지만 선발은 최소한 100개 가까운 공을 던져야만 한다. 따라서 선발 투수는 공의 스피드보다는 제구력을 통한 유인구나 맞춰잡기에 능해야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진필중은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기 일쑤고 다양한 구질을 갖고 있지 않아 타자들을 상대하기가 어려운 것. 예전과 같이 빠른 공만 믿고서는 업그레이드 된 국내타자들을 제압할 수는 없다.

올 시즌을 마치면 FA자격을 얻게 되는 진필중은 이미 지난해부터 해외 진출에 대해 언급해왔다.

만약 진필중이 현재 상태로 해외에 나가게 된다면 성공은 그 누구도 보장할 수 없다. 지금의 구위로 그가 원하는 메이저리그에 가게 된다면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진필중의 나이(29)로 볼 때 해외 진출을 서두르는 마음이 있겠지만 좀 더 다양한 구질을 개발하고 경험을 쌓아 1~2년 후를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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