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구단의 이익을 위해서 자유계약은 존재한다…"

  • 입력 2001년 7월 7일 15시 24분


"구단의 이익을 위해서 자유계약은 존재한다, 고로 선수는 사라져야 한다."

자유계약선수(FA) 제도는 누굴 위해서 있는가?

97년 KBL출범당시 허 재, 강동희등과 함께 KBL의 흥행에 한몫 했던 사랑의 3점 슈터, 정인교가 자유계약선수제도(FA)에 의해 유니폼을 벗어야 할 형편이다.

정인교는 지난시즌 화려한 3점 슛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경기도중 무릎부상으로 별다른 성적 없이 지난시즌을 마감. 올해 골드뱅크 팀과의 재계약에 악재로 작용하며 팀과의 재계약에 실패.

정인교는 다른 팀으로의 이적을 추진했으나 자유계약선수제도(FA) 규정 중 다른 팀에서 자유계약선수를 영입하려면 선수연봉의 130%를 이적료로 지급하고 보호선수를 제외한 선수1명을 내줘야 하는 조건에 의해 이적이 쉽지 않았다.

급기야 이적할 팀이 나타나지 않고 계약만료기간까지 넘기면서 소속팀이 없는 무적 선수가 된 것, 정인교는 KBL에 중재를 요청했으나 KBL은 자유계약선수제도(FA)의 첫 시행년도부터 제도를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들어 제도를 현행대로 유지.

정인교는 이대로면 현행 규정상 선수등록이 불가능하여 본인이 희망할 경우 수련선수라는 이름으로 등록하여 선수생활을 이어 갈 수 있다. 수련선수는 연봉이 1천800만원에 불과한데다 경기는 등록선수의 부상으로 뛸 수 없는 상황에서만 출장이 가능하다.

정인교는 지난 시즌 당한 부상이 회복기에 접어들었으며 아직 3,4년은 더 뛸 수 있는 나이인데도 자유계약선수제도(FA)의 부당한 규정때문에 본인의 희망에서가 아닌 구단과 KBL에 의해 코트를 떠나야 한다.

이번 정인교 문제는 정작 선수의 귄리와 이익을 위해서 만든 자유계약선수제도(FA)가 KBL과 구단의 이익을 위해 뛸 수 있는 선수만 필요하고, 이익을 위해 쓰다가 나이들고 고장나면 필요 없다는 논리를 대변하는 제도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97년 허 재, 강동희등과 함께 KBL출범 원년멤버로 프로농구를 인기스포츠로 끌어올린 선수중에 한명인 정인교, 그가 다시 코트에 설수 없는 심한 부상을 입은 것도 아니고 실력에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 첫해 시행규정을 변경하기 힘들다는 명분에 의해 그를 다시 볼 수 없다면 출범 5년째를 맞는 KBL은 새로운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른다.

선수들이 자유롭게 뛸 수 없는 코트는 팬들도 찾지 않는다.

누구보다도 농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구단과 KBL이라면 하루빨리 자유계약선수제도(FA)를 개선하여 선수들을 위한 제도개선을 해야 할 것이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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