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아르헨티나 대표팀에는 투톱이 없다

  • 입력 2001년 7월 7일 15시 09분


언젠가 한 번은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다가 이제서야 글을 쓰게 된다.

최근 유럽 축구에 대한 정보를 많이 접함에 따라 유럽 각국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언어의 장벽 등으로 인해 쉽게 접할 수 없는 남미 축구에 대해서는 아직도 부정확한 인식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특히 현재 월드컵 우승 후보로 점쳐지고 있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이하 아르헨티나)에 대해서는 막연히 몇몇 스타 플레이어들의 정보만으로 전력을 평가하고 실질적으로는 부정확하게 알고 있는 면이 많은 것 같다. 대표적인 것이 아르헨티나의 포메이션을 이야기 할 때, 투톱 이야기를 하는 데 이것 만큼은 꼭 짚고 넘어 가고 싶다.

“아르헨티나에는 투톱이 없다”

대부분의 나라가 4-4-2 또는 4-3-1-2, 4-4-1-1 등 4-4-2에서 변형된 포메이션을 사용하고 있는 관계로, 아르헨티나도 당연히 4-4-2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송 해설을 들을 때 ‘투톱’이 어쩌니 저쩌니 하는 이야기들의 들을 수 있는 데, 이것은 정보의 부재에 근거한 잘못된 표현이다. 독일을 포함한 몇몇 나라의 대표팀이 3-5-2를 쓰고 있기는 하지만 4-4-2를 기본으로 한 포메이션이 세계 축구의 흐름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다. 그리고 아르헨티나의 대부분의 프로팀의 기본 포메이션이 4-4-2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그들만의 독특한 포메이션을 지키고 있고, 이것은 2002년 월드컵에서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일부 해외 언론에서 아르헨티나의 포메이션을 3-4-3이라고 말하고 있기도 한데, 플레이메이커 포지션에 특별한 의미를 두고 말한 다면 3-3-1-3이 정확한 표현이다. 실제 아르헨티나 현지에서도 3-4-3이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포드진에 3명을 배치함으로써 아주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 아르헨티나이고, 이 포메이션은 98년 월드컵에서 3-5-2의 변형 포메이션으로 적용된 이후 아르헨티나의 전형이 되어있다. 3-5-2 전형에서는 베론과 오르테가가 바티와 로페스를 지원하는 공격형 미들의 위치에 서 있지만, 오르테가를 좀더 오른쪽 공격으로 전진시켰던 대형이 3-3-1-3 포메이션이다.

아르헨티나는 98 월드컵에서 3-5-2의 변형 포메이션을 중점적으로 사용하고 전통적인 3-5-2는 딱 한 번 사용한적이 있는데, 대 영국전에서 클라우디오 로페스와 바티스투타가 투톱으로 섰었다. 그 이후로는 아르헨티나의 포메이션은 3-3-1-3에 고정되어 있다(사실 3-5-2을 최초로 도입한 팀도 아르헨티나 대표팀이다. 86년 월드컵에서 Carlos Bilardo 감독이 사용).

최근 포메이션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기는 하지만,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3-3-1-3 포메이션이 주는 의미는 아주 크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불리는 두 명의 선수의 운명을 가르고 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축구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일부 해설자나 축구팬들도 바티스투타와 크레스포 두 선수가 같이 그라운드에서 플레이를 한 적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지만, 이 둘은 단 한번도 같은 그라운드에 서 본적이 없다. .

그럼 아르헨티나의 베스트 11을 살펴 보자.

C. Lopez Batistuta Ortega

Veron

Kily Gonzalez Zanetti

Simeone

Samuel Ayala Sensini(Pochettino)

Bonano

이 멤버가 남미 예선을 통해 볼 수 있는 아르헨티나의 베스트 11이다.(센시니와 포체티노는 누가 주전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이고 여기에 Vivas 마저도 포지션 경쟁에 뛰어 든다)

많은 선수들이 바뀌기는 하지만, 워낙 출중한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백업 선수들 또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다 보니, 다른 선수가 들어간다고 해도 그 전력이 베스트가 아니라고 말하기가 무서운 팀이 아르헨티나이다. 그러나 위의 선수들을 중심으로 상황에 따라 선수들이 달라진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전형에서 보면 바티스투타는 센터포워드의 자리에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3-3-1-3 포메이션에서 센터포워드는 전통적으로 등번호 9번을 달게 된다. 우리는 가끔 바티가 빠진 대표팀에서 크레스포가 9번을 달고 뛰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바티와 크레스포가 같이 뛴 적이 있는 경기를 보면 후반에 크레스포가 바티와 교체되어 들어가면 19번을 달고 뛴다. 등번호 19번은 9번의 백업 멤버라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바티스투타와 크레스포는 대표팀에서 같은 포지션에 있는 선수라는 말이다. 당연히 크레스포가 후보가 된다.

이 엄청난 폭발력을 가진 두 선수가 투톱의 임무를 수행한다면 대단한 전력 상승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여론이 비등한 적이 있고 공청회가 열리기까지 했으나, 언뜻 이상적으로 보일 수 있는 플랜은 채택되지 않았다(사실 바티와 크레스포는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다). 혹시 비엘사가 마음을 바꿔서 향후 바뀔지도 모르지만 아직까지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글을 내용이 장황해 질까 봐 선수 교체에 따른 변형은 이 글에서 설명을 할 수 없으나, 일부 선수가 대표팀에 합류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개개 선수들의 위치가 많이 변하는 팀이 또한 아르헨티나이다. 그러나 위의 포메이션은 이변이 없는 한 2002 월드컵에서 우리가 보게 될 아르헨티나의 전형이 될 것이고, 크레스포의 팬들에게는 안타까운 말이 되겠지만, 바티가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을 경우 예선 두 게임의 전반전에서는 그라운드에서 크레스포를 볼 수 없을 것이다., 예선 두 게임을 모두 승리하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에서나 전반전에 뛰는 크레스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크레스포가 후보로 벤치에 주저 앉아 있는 대표팀, 아르헨티나가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힐 수 밖에 없는 이유 중에 하나이다.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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