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최선을 다하는 선수들, 요행을 바라는 배구협회! 어

  • 입력 2001년 6월 9일 15시 40분


침체된 한국배구의 중흥을 위해 세미프로를 선언하며 힘차게 출발한 V-코리아리그.

성황리(?)에 정규리그를 마치고 플레이오프가 8일 수원에서 시작됐다.

플레이오프에 나선 팀은 한국남자 배구의 산실인 현대자동차와 대한항공.

경기는 3-2로 현대차가 재역전승을 거두며 활기있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특급 용병 길슨(36점)의 활약으로 현대차가 승리를 거뒀지만 토종 선수들, 특히 박석윤(19점)이 분전한 대한항공 역시 선전하면서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문제는 박진감있는 경기 내용이었지만 정작 손에 땀을 쥔 사람들 숫자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8일 수원실내 체육관을 찾은 관중의 숫자는 불과 6-700여명.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었고 나머지 역시 배구 관계자들이 많았다.

물론 오빠부대로 불리우던 학생들이 자의로 찾아온 것인지, 타의에 의해 찾은 것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세미프로를 외치며 용병까지 영입해 한판 벌이고 있는 대회치고는 관중들의 입장이 턱없이 부족했다.

선수들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 기량이 세계적인 수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려 노력한다.

결코 관중이 몰리지 않는 것은 선수들의 기량미달에만 돌릴 순 없는 상황.

문제는 안일한 배구협회에 있다.

무조건 프로를 선언하면 관중이 몰릴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겠지만 프로 선언 이후의 대책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기껏 한다는 것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용병 수입 허용.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 뛰고 있는 용병은 현대차의 길슨뿐이다.

현대차는 나름대로 '길슨효과'를 보고 있다고는 하지만 관계자들의 눈에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팬들의 반응도 역시 마찬가지.

또 국내 배구팬의 흥미를 끌 수 있었던 월드리그 역시 스폰서 문제를 운운하며 불참했다.

경기 침체로 돈이 없다는 게 중요한 이유.

도대체 아무런 투자없이 무슨 흥행을 바라고 있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현재 배구협회의 태도는 혹시 터질지 모르는 요행을 바라고 있는 듯 싶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경기 후 꽃다발을 들고서 선수들을 찾는 소녀팬들이 있다는 사실뿐이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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