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피플]“韓方-禪은 세계적 문화코드” 박철수 감독

  • 입력 2005년 3월 15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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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 통할 수 있는 한국 문화의 코드는 ‘한방(韓方)’과 ‘선(禪)불교’라고 봅니다. 영화 상품으로서의 가치도 매우 높고요.”

‘녹색의자’로 베를린영화제와 선댄스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박철수(朴哲洙·57·사진) 감독이 이달 초부터 대구한의대 디지털문화콘텐츠학부에서 객원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서울에서 대구를 오가는 수고를 감수하면서 주 1회(화요일) ‘영화제작론’을 강의하기로 한 것은 이 학교가 ‘한의대’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올 연말 완성 예정으로 5월부터 촬영에 들어갈 한방 영화를 위해 한의(韓醫)의 분위기를 깊게 느끼고 싶었기 때문.

박 감독은 15일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방을 우리 시대의 담론으로 만들고, 나아가 세계적으로 확산시켜 보고 싶다”며 “한방의 전문적 내용보다는 ‘대중적 신기로움’을 영화의 감동으로 연결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음 달 베를린영화제 관계자들과 한의사들을 초청한 가운데 대구에서 제작발표회를 열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박 감독은 1998년 불교도들의 반발로 제작이 중단됐던 영화 ‘성철’도 제목을 바꿔 제작할 계획이다. 제목을 ‘산산수수(山山水水)’ 등으로 바꿀 방침.

박 감독은 “성철 같은 큰스님을 불교도만의 우상처럼 여겨서는 곤란하다”며 “성철 스님을 우리 시대 보통 사람들의 선각자로 바라보는 개방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방과 불교는 한국 영화를 세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좋은 소재지만 자칫 흔하고 상투적인 내용으로 비칠 수 있다”며 “국내외 대중이 ‘한방과 불교를 저런 식으로도 접근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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