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약사 부부 둘째아이 키우기]<6>가을모기 퇴치법

  • 입력 2005년 10월 2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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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앵….”

어찌된 일인지 가을까지 모기가 설친다. 철모르는 모기들 때문에 올가을 살충제 매출이 여름보다 늘어나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는 소식이 들릴 정도다.

얼마 전 잠결에 언뜻 보니 곤히 잠든 지원이 얼굴에 뭔가가 있기에 눈을 크게 뜨고 봤더니 모기가 피를 빨아먹고 있었다. 지원이는 모기에게 세 번이나 물렸다. 차라리 벼룩의 간을 빼먹지….

“요놈의 모기, 도망가면 못 잡을 줄 알고?”

예전 같으면 별생각 없이 방문 닫고 열 받은 만큼 살충제를 팍팍 뿌리고 그대로 잠을 잤을 것이다. 하지만 어린 두 딸을 생각하면 그렇게 못한다.

요즘 많이 쓰는 에어로졸이나 매트, 액상형의 전자모기향은 냄새도 안 나고, 예전 모기향에 비해 눈과 목에도 자극이 없어 무해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살충제의 성분은 대부분 농약 성분과 같고, 일부 제품에 포함된 성분(퍼메트린, 사이퍼메트린)은 환경부에서 지정한 환경호르몬 중 하나다. 때문에 TV에서 아무리 그럴듯하게 광고를 해도 아이들 방에서는 함부로 쓸 수가 없다.

특히 24시간 내내 전자모기향을 켜놓는 집이 많은데 낮은 농도라도 장시간 노출되면 두통, 현기증 등의 증세를 일으킬 수 있다. 더구나 가을엔 여름보다 환기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최근엔 밴드, 스티커, 물티슈, 초음파 등 갖가지 모기 퇴치용품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기 키우는 집에는 모기장이 최고다. 아직까지 얌전하게 자는 지원이는 모기장으로 해결을 하고, 밤새 뒹굴며 안방 일주를 하는 승민이를 위해 우리는 아로마오일을 천연 방충제로 쓴다.

라벤더 오일은 방충 효과가 뛰어나 로마시대부터 방충제로 쓰였다. 보통 향로법을 많이 쓰지만 위험하고 번거로워서 우리는 다 쓴 전자모기향의 매트에 라벤더 오일을 한 방울 떨어뜨린다. 그러면 순식간에 방안은 라벤더 꽃밭이 된다. 제라늄, 버거못도 방충 효과가 좋다.

유아전용 모기기피제일지라도 디에틸톨루아미드(DEET) 성분이 들어가 있는 제품은 가급적 어린 아기에게는 쓰지 않는 것이 좋겠다. 최근 일본 후생노동성은 피부염과 같은 부작용을 우려해 생후 6개월 이하의 유아에게 사용하는 것을 규제하기로 했다.

한편 모기에 물려 가려울 때 많이 바르는 물파스 제품들(버물리, 계안, 키드에이 등)은 경련의 위험성 때문에 만 30개월 이상 소아에게만 쓸 수 있다. 그 이하의 연령이라면 물린 자리에 찬찜질을 해주는 것이 낫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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