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100세 ABC]<1>뇌중풍…중년잡는 ‘초겨울의 불청객’

  • 입력 2002년 10월 27일 17시 13분


최근 뇌중풍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신경과 의사가 뇌중풍 환자를 치료하기 전에 몸에 이상이 있는지를 검사하고 있다./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최근 뇌중풍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신경과 의사가 뇌중풍 환자를 치료하기 전에 몸에 이상이 있는지를 검사하고 있다./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최근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병원 응급실에는 뇌중풍으로 쓰러져 실려오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등의 질환이 있는 사람은 따뜻한 곳에 있다가 갑자기 차가운 곳으로 이동할 때 주의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온도변화 때문에 혈관이 수축돼 뇌중풍이 잘 오기 때문. 또 뇌중풍 환자 10명 중 3, 4명은 겨울에 발생하므로 지금부터 예방에 힘써야 한다.

뇌중풍에는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이나 막히는 뇌경색이 있다. 뇌중풍이 생기면 뇌 세포에 산소와 영양소 공급이 부족해 뇌 세포가 죽게 되며 이로 인해 몸에 다양한 마비 증세가 나타난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이광호 교수는 “뇌혈관이 막히더라도 3∼7시간 안에 다시 뚫어주면 뇌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뇌중풍의 경고 신호가 발생하면 빨리 응급치료가 가능한 큰 병원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고 신호〓갑자기 △신체 한쪽에서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며 △눈 한쪽이 안 보이거나 △말이 잘 안 되고 이해를 하지 못하거나 발음이 어둔해지며 △어지럽고 걸음이 휘청거리거나 △생전 경험하지 못한 두통이나 구토가 생기면 경고 신호로 본다. 경고 신호 후 한 달 안에 뇌중풍이 생길 확률은 8%.

간혹 이 같은 증세가 생기더라도 24시간 만에 회복되기도 한다. 이를 ‘일과성 허혈발작’이라고 말하며 대개 증상이 몇 번 반복되다가 뇌경색으로 진행한다.

뇌중풍 환자가 생기면 보호자는 환자에게 뇌중풍 관련 응급약이나 음식물을 억지로 먹이지 말며 서둘러 119로 신고해야 한다. 환자 중엔 삼키는 데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숨구멍이 막히거나 급성 폐렴에 걸릴 수 있기 때문.

또 의식을 잃은 환자를 눕힐 때는 어깨 밑 뒤 잔등에 베개나 포갠 수건을 고이고 머리를 뒤로 젖혀 숨을 쉴 수 있도록 기도를 확보한다. 입 속을 보고 토한 것이나 의치가 있으면 빨리 빼내어 숨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

▽치료〓뇌중풍이 발생했을 때 3시간 안에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므로 병원에서의 검사 시간을 감안한다면 2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하는 게 좋다.

병원에선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한 뒤 막힌 혈관을 뚫기 위해 피가 굳는 것을 막는 ‘항응고제’와 피떡을 녹이는 ‘혈전용해제’ 등을 사용한다.

환자가 치료받다가 출혈이라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선 환자의 나이나 상태 검사소견에 따라 가만히 지켜보거나 수술을 하기도 한다.

최근엔 뇌혈관 부위를 촬영해 수술로 접근하기 힘든 곳에 좁은 혈관이 발견되면 풍선이 달린 관을 좁아진 혈관에 넣어 넓혀주는 시술도 한다. 환자에 따라서 일주일∼한 달 이상 입원해 치료를 받는다.

▽예방〓날씨가 추워 실내 활동이 많아지더라도 조깅 자전거타기 등의 유산소운동은 하는 것이 좋다. 65세 이상 노인이 꾸준히 운동을 할 경우 뇌중풍의 위험이 반 이상 준다. 일주일에 서너 번, 40분 동안 옷에 땀이 약간 젖을 정도의 운동이 적당하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이 있는 노인이 아침에 운동할 때는 실내에서 충분히 몸을 덥히고 밖에는 해가 뜬 뒤 나간다. 또 아침에 우유나 신문 등을 가지러 문 밖을 나설 때는 최소한 외투를 걸치는 것이 좋다.

사우나를 끝내고 바깥으로 나올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뜨거운 사우나에서는 모든 혈관이 이완돼 있기 때문에 갑자기 외부로 나오면 혈관 수축으로 뇌중풍이 올 수 있다.

최근엔 30, 40대에도 뇌중풍이 많이 생기므로 폭음을 자주 해 ‘필름이 끊기는’ 사람은 특히 조심한다. 술을 마실 경우 소주는 하루 한두 잔, 맥주는 한두 잔이 적당하다.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은 고등어나 정어리처럼 등이 푸른 생선과 과일 야채 현미 잡곡처럼 녹말과 섬유질이 많이 들어간 곡류, 콩 두부 등의 두류를 많이 먹고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한편 추운 곳에서 흡연하면 혈압 상승을 가속시킬 수 있으므로 나이가 많은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금연하면 뇌중풍의 위험이 5년 안에 거의 정상 수준으로 떨어진다.

(도움말〓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이광호 교수, 신경외과 김종수 교수)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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