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시인 신동문을 아십니까… 시-산문 전집 나와

  • 입력 2004년 9월 19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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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 60년대 개성적인 시를 발표했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시인 신동문(辛東門·1927∼1993·사진). 그의 시 전집 ‘내 노동으로’와 산문 전집 ‘행동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2권·솔출판사)가 나왔다.

시 전집은 그가 생전에 출간했던 유일한 시집 ‘풍선과 제3포복’에 실렸던 시 전부와 여러 지면을 통해 발표했던 작품들을 모았다. 산문 전집은 생전에 그가 여러 지면을 통해 밝힌 문학관, 현실 사회에서 시인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 밝힌 산문들과 신변잡기, 기행문 등을 실었다. ‘초원처럼 넓은 비행장에 선 채 나는 아침부터 기진맥진한다. 하루 종일 수없이 비행기를 날리고 몇 차례인가 풍선을 하늘로 띄웠으나 인간이라는 나는 끝내 외로웠고 지탱할 수 없이 푸르른 하늘 밑에서 당황했다.’(풍선기 1호 중)

병약했던 문학청년이었던 시인은 6.25 때 군인으로 참전하기도 했다. 그의 시들은 전쟁의 참혹함이나 체험을 드러내는 대신, 내적 절망을 통해 반전(反戰) 의식과 현실 비판의 편린을 간접화해 보여 준다는 평을 들었다.

유성호 한국 교원대 교수(문학평론가)는 “고인은 현대 문학사에서 가장 이채로운 음역(音域)을 선보인 시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1950년대 중반에 등단하여 전후(戰後)의 현실을 직정(直情)한 언어로 증언하였고, 불모와 폐허의 상황에 맞서 저항하는 순결하고도 뜨거운 시적 발화(發話)를 지속적으로 보여 주었다”고 평했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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