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조미옥/간소한 식단의 즐거움

  • 입력 2004년 1월 20일 1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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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옥
해마다 이맘때면 사람들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금연, 체중 감량, 외국어 공부 같은 신년 목표를 세워놓고 가슴 뿌듯해 한다. 작심삼일이 될지라도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언제나 좋은 일이다. 목표를 세우려고 마음을 가다듬는 것 자체가 진전이 아니겠는가.

필자도 올해 목표를 하나 세웠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바이지만 실행하기가 결코 녹록지 않은 것인데, 바로 ‘절식’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식생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사실 절식이야말로 별다른 준비 없이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최고의 건강유지법이다. 비만으로 인한 고혈압, 당뇨병 등은 물론 암과 노화를 막아주는 중요한 예방책이라고 한다. 장수하는 노인들에게 그 비결을 물으면 한결같이 소식하고 끊임없이 몸을 움직인다는 대답을 듣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필자가 절식을 올해 목표로 세운 또 다른 이유는 음식물쓰레기 때문이다. 불황이라고 하는데도 거리마다 넘쳐나는 음식물쓰레기들을 보면 이제는 정말 인심 후한 우리나라의 식생활 문화도 개선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적당히 먹고 남기지 않는 깔끔한 테이블 매너야말로 골칫거리인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최고의 해결책이 될 것이다.

혀의 즐거움에만 탐닉하다 보면 어느새 몸이 둔해지면서 건강에 적신호를 느껴 당황하기 마련이다.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중용’의 미덕이 이제 식탁 위에 오를 때가 됐다.

한상 가득 차리는 식단 대신 즐겁게 담소하며 먹을 만큼의 소박한 식단으로 바꿔보자.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인간의 오랜 소망을 이루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오늘도 식탁에 앉아 ‘적당히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기 위해 과감히 숟가락을 놓는다.

조미옥 회사원·서울 강북구 수유5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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