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中경제가 회복중?

  • 입력 2009년 5월 26일 02시 56분


구조조정 외면한 지표호전은 착시

중국과 인도의 주식시장이 급등했다. 특히 지난주 인도는 외자펀드 수익률이 하루 20%에 육박할 만큼 루피화와 주식시장이 동반 급등했다. 세계 경기의 회복 조짐과 인도 정세의 안정 때문이다.

중국 경제의 안정세도 인상적이다. 발표되는 지표마다 기대를 넘는 결과를 내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 경기가 하반기 ‘V 자형’으로 급반등하리라 예측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8% 성장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노동절 연휴의 소비 열기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한국 기업들도 중국 특수를 만끽하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전자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으며 현대·기아자동차의 판매액도 인상적이다. 심지어 중국 특수의 영향을 받은 석유화학기업들의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넘어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이렇게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는데도 일부에서는 중국 경기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 시선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지표만으로 해석할 수 없는 나라라는 것이다. 성장률 8%는 달성한다 하더라도 성장률에 가려진 함정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의 한계기업들이 정부의 자금지원으로 무리하게 공장을 가동하면 표면적으로 성장률에는 기여할 수 있지만 실물경제에는 치명적이다. 실제 중국 은행의 1분기(1∼3월) 신규대출은 무려 4조8000억 위안에 이르지만, 이 자금의 상당부분이 한계기업의 연명자금이었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일반적으로 신규대출이 늘어나면 투자도 늘게 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현재 중국의 투자는 공공기업 주도하에 이루어지고 있고, 민간 투자는 여전히 축소되고 있다. 결국 중국의 경기회복은 상대적으로 곳간이 넉넉한 중국 정부가 무제한 구휼미를 방출하며 소비와 투자를 억지로 늘린 덕분이다. 소비는 하향(下鄕) 정책으로, 투자는 공공기관과 은행의 대출로 이루어졌다.

문제는 경기 회복이 얼마나 지속가능하고 그 내용이 건전하냐는 것이다. 국내총생산(GDP)의 11%에 이르는 4조 위안의 경기 부양자금도 투입속도가 너무 빨라 보이는데, 중국 정부가 벌써부터 추가 경기부양을 이야기하는 것은 우려스럽다.

재정투자는 미래의 소비를 앞당겨 쓰는 것이다. 재정을 투입해 소비를 촉진하고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를 하면 당장의 지표를 호전시키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그 이후에는 쓸 대책이 사라진다. 이것이 중국의 당면 문제다. 현재 중국 정부의 대응은 가뭄에 푼 구휼미로 떡을 해먹는 것과 같다. 상대적으로 곳간이 넉넉한 중국이 느슨한 대응을 하기에는 실업률과 중소기업 부도율이 급박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중국이 계속 한계기업을 방치하고 구조조정을 게을리 하면 중국은 중국대로 부실화하고 또 중국 한계기업들의 덤핑 수출은 가뜩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리는 전 세계 제조업을 위기에 빠뜨릴 것이다.

중국 정부는 실업률 증가와 수출 감소를 막기 위해 영양제를 쏟아 붓고 있지만 결국엔 중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좀비’가 양산될 수 있다는 것을 잊고 있는 것 같다.

박경철 경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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