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한우가 수입육보다 입에 잘맞는 이유

  • 입력 2002년 8월 29일 17시 59분


명절 선물 중 매출 1등은 단연 정육입니다.

한국인의 입맛에 ‘소고기’하면 한우인데요, 수입육 맛이 한우만 못하다고 느끼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의 고기 요리는 짙은 소스 없이 날로 구워먹는 ‘로스’가 많죠. 고기 자체의 고소한 맛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품질의 기준으로 통상 ‘상강도’(근육내에 지방이 퍼져 있는 정도)를 따지는데 좋은 한우는 지방질이 뭉쳐 있지 않고 거미줄처럼 퍼져 있습니다. 구우면 지방이 고기로 스며 고소한 맛을 내죠.

서양의 고기 요리는 주로 스테이크입니다. 스테이크 고기는 ‘얼마나 연한가’가 중요합니다. 서양에서 ‘송아지 고기’가 맛있다고 하는 것은 어린 소의 육질이 연하기 때문이죠.

송아지 고기는 한국인에게는 별로 인기가 없습니다. 지방질이 전혀 없어 구워놓으면 ‘고기 맛’이 안 나거든요. 한우는 40개월 이상 되고 송아지를 한 배 또는 두 배 낳은 어른 소의 고기가 더 상품입니다.

고기 맛은 사료에도 크게 좌우됩니다. 한국인의 입맛에는 곡류를 먹고 자란 소가 풀을 뜯던 소보다 맛있습니다. ‘누린 내’가 덜 나거든요. 최근 호주나 미국의 육류 수출업체들은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용으로 도축 전 몇 개월간 곡류를 먹인 소를 내놓기도 합니다.

갈비를 제외하면 한우든 수입육이든 시중에서 유통되는 것은 대부분 한번도 얼리지 않은 냉장육입니다. 구입한 후에는 냉장보관하고 3일 이내에 먹는 것이 좋습니다.

통상 ‘한우’라 하면 국내산 중 황우의 고기를 말합니다. 국내산을 통칭하는 넓은 의미의 한우에는 ‘한우’와 육우, 젖소가 포함됩니다. 육우는 젖소 중 수소, 그리고 암젖소 중에서도 한번도 송아지를 낳지 않은 소의 고기를 뜻합니다. 젖소는 송아지를 낳아 젖을 짜본 경험이 있는 암젖소를 의미하고요.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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