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우리아파트 자랑]김응서 남해종건 회장

  • 입력 2001년 7월 8일 20시 45분


아파트가 달라지고 있다. 변화는 실내보다 아파트 바깥에서 시작되고 있다. 우선 단지 조경. 나무 몇 그루 심는 수준이 아니다. 도로 오솔길 꽃 건물 등을 아우르는 총체적인 작업. 국내 조경업계 선두를 다투는 업체가 아파트 사업에 뛰어들어 주목받고 있다. 남해종합건설이다.

“마감재 품질이 좋아져 아파트 내부 시설은 이제 큰 차이가 없습니다. 조경을 통해 쾌적한 단지 환경을 조성하는 게 주택업체의 경쟁력입니다.”

김응서(金應瑞·59·사진) 회장은 국내 조경의 대가로 꼽힌다. 대전 엑스포, 대구 월드컵 경기장, 분당 중앙공원, 일산 신도시, 광주 5·18 묘역 등 웬만한 대형 공사의 조경은 그의 손을 거쳤다. “조경은 화장(化粧)”이라고 정의한 김회장은 “같은 미모라면 화장이 차별화이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남해종합건설이 조경만 해온 것은 아니다. 이미 주공아파트를 위주로 5000여가구나 아파트를 지었다. 여기서 생긴 자신감으로 올 서울 4차 동시분양에 사당동 남해 ‘오네뜨’를 분양했다. 단지 내에 회화나무 등 우리 고유의 나무를 심고 인근 까치산 공원과 연계한 조경을 적용했다.

김회장은 선친으로부터 가업을 이어받았고 이제 장남인 김형석전무가 경영 일선에 나섰다. 김회장과 김전무는 한때 의견이 맞지 않았다.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아들은 ‘적정한 은행 차입’이 필요하다는 주장.

반면 김회장은 ‘무차입 경영’ 신봉자다. 두 사람의 ‘다툼’ 결과는 김회장의 완승. 외환위기 때문이었다. 은행 빚이 전혀 없어 외환위기가 오히려 즐거울 정도였다. 금리가 급등하고 현금이 많다보니 회사의 이자 수입이 늘어났다. 경쟁업체들이 부도를 내자 일감도 몰려들었다. 그가 무엇보다 반긴 것은 좋은 협력업체 확보였다.

김회장은 “부도난 업체의 협력업체 중 능력있는 업체들과 같이 일을 하게 돼 품질 향상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품질은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게 그의 지론. 이는 1년에 두 번씩이나 직원들이 정기 건강진단을 받도록 한 데서 엿볼 수 있다.

김회장은 아파트 사업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다. 자금력이 있고 품질에도 자신이 있으면 서울에서 ‘한 판’ 벌려보라는 얘기에 그는 “많이 짓기보다는 잘 짓고 싶다”고 말했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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