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증언쟁점정리]이형구씨『대출타당성 평가없어』

  • 입력 1997년 4월 18일 20시 15분


<증인:김시형(김시형) 산업은행총재> ▼한보철강 대출특혜 김총재는 『92년 1백61억원에 불과했던 산업은행의 한보 대출이 96년말에는 5천9백22억원에 육박했고 산은 계열사까지 합치면 1조원이 넘은 것은 전례없는 특혜』라는 의원들의 지적에 『철강산업은 대규모 장치산업이었기에 장기수급에 대처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총재는 『한보철강의 부채비율이 95년도 340%에서 96년도에 1900%로 급증한 사실을 알면서도 대출을 해주었다』고 말해 한보철강에 대한 특혜대출을 간접시인했다. 그는 『지난해 11월말부터 한보철강의 이자상환이 돌아왔는데 갚지 못해서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며 『이 때문에 지난 1월4일 정태수총회장이 찾아와 3천억원의 추가대출을 요청했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원들이 『1월4일 거절했다가 1월8일 다시 2백억원을 융자한 이유가 무어냐』고 따지자 김총재는 『채권보존을 위해서였다』고 답변했다. ▼대출과정 외압여부 김총재는 『산업은행이 한보철강에 거액의 대출을 해준 것은 청와대의 외압 때문이 아니라 독자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95년3월 鄭在哲(정재철)의원과 정총회장을 하얏트호텔 객실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정총회장이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해 정의원이 사실상 대출 압력을 행사했음을 시인했다. 또 『95년 청와대 韓利憲(한이헌)경제수석이 「洪仁吉(홍인길)의원의 부탁」이라며 대출청탁을 했다』고 밝히고 『그러나 대출될 것이 대출된 것이므로 부탁을 안했어도 돈이 나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95년 11월 黃秉泰(황병태)의원으로부터 전화 연락을 받은 뒤에 5백억원을 지급보증해 준 것도 황의원의 연락 때문이 아니라 이미 검토중이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李錫采(이석채)전청와대경제수석은 지난 1월18일 수석실 요청으로 한보관계를 보고하러 청와대에 갔을 때 처음 만났다』며 『이전수석으로부터 대출압력이나 청탁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증인:이형구(이형구) 전산은총재> ▼한보철강초기대출 의혹 이전총재는 『내가 산은총재로 재임(90년9월∼94년12월)하면서 한보에 해준 대출총액은 외화대출 4억6천7백만달러를 포함해 4천6백억원이었다』면서 『그러나 대출과정은 철저하게 경제논리에 따랐을 뿐 특혜나 외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의원들은 『대선이 끝난 뒤인 12월31일 1백57억원을 외화대출해 준 것은 정태수씨가 金泳三(김영삼)대통령에게 제공한 대선자금 1백50억원을 보전해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고 끈질기게 추궁했다. 이전총재는 그러나 『그해 11월 한보로부터 대출요청이 왔고 (대출의) 타당성이 있었기 때문에 회계문제상 연내에 마무리짓기 위해 12월31일 돈을 내줬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의원들은 『한국기업평가회사가 실시한 한보철강 대출 타당성 평가는 돈이 나간 뒤인 93년 1월이었다』고 따졌고 이전총재는 다소 당황한 표정으로 『기술조사와 타당성평가 없이 대출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이 전총재는 김영삼대통령의 차남 賢哲(현철)씨와의 친분설에 대해서도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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