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이더리움 4배, 비트코인 3배 급등…‘파죽지세’ 암호화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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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27일 1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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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3~4년전 ‘가즈아 열풍’ 당시 최고가도 넘어섰다. ‘파죽지세’인 암호화폐 급등의 원인을 뭘까.

전례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연초부터 전세계를 강타, ‘디지털 경제’가 앞당겨지면서 탈중앙·무국적의 ‘디지털 화폐’ 가능성을 이미 기술적으로 입증한 암호화폐가 재평가되고 있는 영향이다. 일각에서는 암호화폐가 디지털경제의 기축통화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10시8분쯤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업비트에서 거래 역사상 최고가인 3001만원(고가)에 거래됐다. 이른바 ‘가즈아 열풍’으로 비유된 비트코인 투자 광풍이 불었던 지난 2018년 초 국내 거래 최고가는 2888만5000원로 약 3년 만에 신기록이다.

비트코인 시세는 올해만 3.5배 이상 상승했다. 지난 1월1일 비트코인은 832만7000원(종가)에 거래됐다. 시가총액 2위 암호화폐 ‘이더리움’의 상승폭은 더욱 크다. 이더리움은 지난 1월1일 14만9150원(종가)에 거래됐으나 오후 12시 기준 71만9700원에 거래되며 연초대비 약 4.8배 이상 뛰어올랐다.

올해 암호화폐 상승장의 시발점에는 전 세계를 패닉에 빠트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 부양을 위해 올해만 3조달러 이상을 풀면서 중앙은행으로부터 피난처를 찾는 투자자들이 증가했다. 안전자산으로 암호화폐를 찾는 수요가 증가하며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우량 암호화폐의 성장세가 파죽지세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경제의 보편화는 전통산업의 암호화폐 시장진입을 가속화하는 데 한몫했다. 글로벌 결제기업 페이팔은 지난 10월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포함한 4종의 암호화폐로 전 2600만개의 가맹점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 3억5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페이팔이 암호화폐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하면서 업계는 “암호화폐로 돌아가는 세상의 문이 열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한 금융상품 출시와 기관 투자자의 관심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실제 올해 글로벌 금융기관은 ‘큰손’ VIP 고객과 밀레니얼 세대의 수요 증가, 디지털금융 발전 가능성을 이유로 암호화폐 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금융투자업계가 이번 비트코인 상승장이 과거 일반 투자자 중심의 ‘투자 광풍’과 달리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배경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피델리티와 JP모건이 잇따라 암호화폐 서비스를 출시하며 글로벌 금융사들의 행보가 빨라졌다”며 “제도권의 편입과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시장 진출을 생각해보면 2017년의 광풍과는 사뭇 달라보인다”고 밝혔다.

암호화폐가 전 세계적으로 법의 테두리 안에 들어갈 준비를 하면서 ‘규제의 공백’이 메워지는 것도 글로벌 기업과 전통 금융기관이 관심을 두는 주요 이유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는 2021년 3월25일부터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특금법 개정안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등(가상자산 사업자)을 ‘금융회사’로 보고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과 테러 자금조달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임지훈 두나무 전략담당이사는 “암호화폐 사업자가 어떤 행위를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기재되면서 산업을 조금 더 투명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특금법 시행 의미를 설명했다.

이처럼 전통 시장의 암호화폐 시장 진출과 정부의 규제 강화로 ‘사기’로 치부되던 산업 자체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면서 ‘투기용 자산’이었던 암호화폐가 점차 ‘화폐’의 역할로 변모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중섭 비트코인제국주의 저자는 “비트코인이 인터넷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단계가 올 것”이라며 “비트코인은 모든 유형의 디지털 화폐들의 국제 가치 척도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인터넷 기업과 금융기업이 협력해 비트코인을 활용한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인터넷 기업이 소매 금융을 잠식하게 되면서 각국 중앙은행과 IMF는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오스 개발사 블록원의 브렌단 블러머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의 인지도와 인프라는 계속해 발전할 것이며 주식이나 금을 대체할 대안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관의 암호화폐 시장으로의 이동은 정부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암호화폐는 차세대 글로벌 기축통화로 자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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