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우면산 참사 막아라” 대도시 절개면에 센서 심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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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사태 취약지역 수분-압력-기울기 실시간 모니터링

이달 27일은 18명의 인명 피해와 수백억 원대의 재산 피해를 준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한 지 2년이 되는 날이다. 우면산 사태 이후 정부는 산사태를 미리 예측해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산사태 관리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그런데 최근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가 특히 산사태에 취약하고, 산을 깎아 만든 도로의 절개면도 무너질 위험이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장마가 계속되고 있는 요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 부산과 같은 대도시의 경우, 유입 인구가 증가하면서, 산을 깎아 주거지역을 확보했기 때문에 지방 도시보다 산사태에 취약하다는 것. 더군다나 대도시에서 산사태가 발생할 경우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응이 절실하다.

○ 센서 이용해 산사태 위험 실시간 모니터링

현재 산사태 감시는 국립산림과학원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에서 연구하고 있다.

이들은 센서를 이용해 산사태와 도로 절개면에서 발생하는 암벽 붕괴를 감시 중이다. 산림과학원은 서울 홍릉 숲에서 센서 기반의 산사태 조기감지시스템을 테스트 중인데,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 주변 산사태 위험 지역에 2015년 설치할 예정이다.

홍수는 하천 상류의 수위를 바탕으로 예측할 수 있지만, 산사태는 특정 지점에서 발생한다고 해서 다른 지점에서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측이 어렵다. 결국 산사태 위험이 높은 지점에 센서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감시할 수밖에 없다.

산림과학원의 조기감지시스템은 산사태 위험 지역에 태양전지나 충전배터리를 이용해 전원을 공급 받는 센서노드를 통해 정보를 얻는다. 테스트 결과 비가 오면 센서는 누적 강우량 30mm에서 반응하기 시작했고, 간극수압계가 토양수분센서보다 민감했다. 이 같은 정보는 30초 간격으로 서버에 전송돼 분석된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 우충식 연구사는 “조기감지시스템은 산지 사면에 토양수분 센서와 간극수압계, 기울기 센서를 설치해 산사태가 발생할 때 토양 내 수분 상태와 압력, 땅 밀림 상태를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기연은 강원도와 경상북도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도로 비탈면 140곳에 신축계와 GPS 센서, 광섬유 센서를 설치해 붕괴 위험을 실시간 감시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승현 수석연구원은 “센서값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가운데 추세선을 그어 보면 특정 지역의 위험 여부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산사태 조기 경보로 인명 피해 최소화

이 같은 모니터링 시스템은 단지 모니터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경보시스템과 연계돼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

서버에 기록되는 정보를 분석해 위험 수치를 넘으면 산사태 경보를 울려 주민을 대피시키거나, 해당 지역 국도관리사무소를 통해 교통 통제 등의 조치를 취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확한 산사태 예측을 위해서는 센서의 민감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대 산림과학부 임상준 교수는 “센서를 현장에 도입하면 더 민감하게 산사태를 살필 수 있는 만큼, 노이즈를 걸러 내고 의미 있는 센서값을 분석하는 방법을 장기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센서를 이용한 산사태 조기 감지와 분석 기술을 패키지화하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의 도시와 산지에도 적용 가능한 수출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새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sae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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