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족집게 ‘톰슨로이터’ 올해도 다 맞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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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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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과학자 3명 포함 수상 유력후보 17명 발표… 작년 7명 전원 적중

‘순간이동, 느림보 빛, 금 촉매, 유전자 조절….’

세계적인 학술 정보 서비스 기업 ‘톰슨로이터’가 19일 올해 유력한 노벨 과학상 수상 후보자들을 발표했다. 톰슨로이터는 2002년부터 매년 예상 후보자를 발표해왔는데, 지금까지 수상자 72명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26명을 맞히는 등 놀라운 적중률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노벨 과학상 수상자 7명 전원이 그동안 톰슨로이터가 발표한 후보자여서 올해 발표된 후보들의 수상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 주목 받는 최초 발견자들

올해 발표된 후보자는 모두 17명. 이들은 모두 해당 분야를 처음 개척한 선구자다.

물리학상에는 ‘느림보 빛’을 처음 만들어 낸 미국 과학자들이 포함됐다. 스티븐 해리스 스탠퍼드대 교수와 레네 하우 하버드대 교수는 1999년 극저온 상태에서 빛의 속도를 초당 17m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빛의 속도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파란을 일으켰다.

공상과학(SF) 영화의 고전 ‘스타트렉’에 등장하는 순간이동 개념을 양자로 실제 만들어 낸 미국 IBM연구소 찰스 베닛 박사 등 3명도 후보에 들었다. 이들은 오래전부터 양자역학 분야에서 노벨상이 나온다면 제일 먼저 수상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왔다.

화학상에는 1983년 양자점(quantum dot)을 최초로 발견한 루이스 브루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꼽혔다. 양자점은 수백∼수천 개의 원자가 뭉친 덩어리지만 마치 하나의 원자처럼 행동하는 화학적 특성이 있어 현재 발광다이오드(LED)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생리의학상에는 티로신의 인산화반응을 처음 발견해 세포 간 신호 전달 경로의 비밀을 밝혀낸 앤서니 헌터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교수와 앤서니 포손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성과는 암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아 2005년 노벨상 다음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울프상 의학부문을 공동 수상했다.

유전자의 염기서열이 변하지 않는데도 기능이 바뀌는 이유는 DNA에 감긴 히스톤 단백질 때문이라는 것을 처음 밝혀내 후생유전학 시대를 연 찰스 앨리스 미국 록펠러대 교수와 마이클 그룬스타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교수 역시 생리의학상 후보로 뽑혔다.

○ 일본 과학자 강세 두드러져

2000년 이후 10명이 넘는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은 올해 톰슨로이터의 유력 후보 명단에도 3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하루타 마사타케 도쿄도립대 교수와 후지시마 아키라 도쿄대 교수는 각각 금에 의한 촉매작용 연구와 산화티타늄의 광촉매 반응 연구로 화학상 후보로 올랐다. 특히 후지시마 교수는 1972년 ‘네이처’ 논문에서 수백 년간 광물의 하나로만 여겨졌던 산화티타늄의 새로운 화학적 특성을 처음 밝혀내 이 분야 단독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다케이치 마사토시 이화학연구소 박사는 세포접착 연구로 생리의학상 후보로 꼽혔다.

스웨덴 노벨재단은 다음 달 8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9일), 화학상(10일) 수상자를 차례대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노벨상#톰슨로이터#일본 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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